실적 상회 86%에도 미 증시 랠리 경고음

| 강이안 기자

미국 증시가 기업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적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가운데 86%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냈지만, 실적 개선 폭은 과거 호황기보다 좁다는 분석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3일(현지시간) 짐 폴슨(Jim Paulsen) 더 루트홀트그룹 전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최근 서브스택 글에서 미국 증시의 실적 랠리를 위협할 수 있는 신호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폴슨은 현재 증시 강세가 “주로 놀라운 기업 이익 증가세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높아진 시장 기대를 기업 실적이 계속 따라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봤다. S&P500 기업의 전체 이익 증가율은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첫 번째 경고 신호는 실적 호조가 지수 전체로 넓게 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S&P500 기업 가운데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최근 4주간 상향된 기업은 122개였다.

이는 2020년 기록한 163개보다 적은 수준이다. 폴슨은 “현재 실적 모멘텀은 과거 실적 호황기에 비해 훨씬 제한적이어서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취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PS는 기업 순이익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지표다. 지수 구성 기업의 이익 전망이 얼마나 넓게 상향되는지는 주가 상승이 일부 대형주에만 기대고 있는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쓰인다.

금리도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약 4.63% 수준으로 제시됐다. 폴슨은 국채금리 움직임이 기업 실적에 약 24개월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높은 금리는 즉각적으로 기업의 이익 창출력을 떨어뜨리지는 않지만 결국 기업의 이익 전망을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재정정책의 경기 부양 효과도 약해졌다고 봤다. 미국의 재정적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낮아지면서 지난 2년간 재정정책이 기업 실적을 밀어 올리는 힘이 줄었다는 판단이다.

기업 이익률이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는 점도 경고 신호로 제시됐다. 폴슨은 미국 전체 기업 이익의 GDP 대비 비율이 약 14%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그는 기술 발전이 이익률을 더 끌어올릴 수 있지만 “결국 기술적인 상한선에 도달할 가능성이 더 크며 미국 기업들이 그 지점에 가까워지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이익률이 높은 상태에서는 추가 개선보다 둔화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원자재 가격도 변수로 거론됐다. 폴슨은 1970년 이후 원자재 가격이 고점을 기록할 때마다 이후 S&P500 주당순이익이 감소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약 87달러(약 12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폴슨은 “유가가 고점을 기록했다면 역사적으로 이 시점은 기업 실적이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경기민감주의 부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소비재와 부동산 등 경기민감 업종은 최근 S&P500지수를 밑돌고 있다. 폴슨은 “역사적으로 경기민감주의 주가 흐름은 기업 실적 추세를 선행하는 지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실적의 질을 따지는 흐름도 강화되고 있다. 본지는 앞서 미국 증시의 중심축이 현금 창출력을 갖춘 기업을 선별하는 국면으로 이동했다는 모건스탠리 진단을 전한 바 있다.

미국 증시의 실적 랠리는 아직 기업 이익 증가세에 기대고 있다. 다만 실적 개선 범위, 금리, 재정 여건, 이익률, 원자재 가격, 경기민감주 흐름은 같은 방향의 부담 신호로 제시됐다.

검증 출처: Business Insider, Paulsen Perspectives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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