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지분 가치가 국내총생산(GDP)의 400%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닷컴버블 정점과 1987년 블랙먼데이 직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인공지능(AI) 랠리가 이어지는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시 부각됐다.
포천은 데이비드 켈리(David Kelly) J.P.모건자산운용 수석 글로벌 전략가가 8월 10일 기준 미국 기업 지분 가치가 GDP의 400%를 웃돈다고 계산했다고 전했다. 비교치는 닷컴버블 정점 204%, 1987년 블랙먼데이 직전 74%, 팬데믹 직전 244%다.
이 수치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버핏 지표와 비슷하지만 측정 범위는 더 넓다. 버핏 지표는 통상 주식시장 가치와 GDP를 비교해 증시의 평가 수준을 보는 지표로 쓰인다.
J.P.모건자산운용은 2025년 9월 3일자 글에서 2025년 2분기 기준 미국 기업 지분 가치가 GDP의 363%라고 밝혔다. 공개 상장주식만 보는 지표가 아니라 미국의 모든 기업 지분을 포함한 값이라는 설명도 붙였다.
핵심은 주가가 높다는 단순 평가가 아니다. 기업 가치가 실물경제보다 빠르게 커졌다는 점이다.
J.P.모건자산운용은 같은 글에서 363%가 2000년 1분기 정점 212%를 크게 웃돈다고 적었다. 다만 이 지표가 곧바로 조정 임박을 뜻한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시장 흐름도 아직 꺾이지 않았다. AP는 미국 증시가 기록 부근에서 움직였고 약한 소비지표가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할 수 있지만,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함께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배런스는 AI 종목이 다시 시장을 이끌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밸류에이션 경고와 별개로 AI 실적과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가 랠리를 지지한 셈이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도 더 큰 틀에서 비슷한 문제를 짚었다. 맥킨지는 7월 23일 보고서에서 2025년 전 세계 자산 규모가 1800조 달러(약 255경원)로 늘었고, 글로벌 가계 부가 570조 달러(약 81경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맥킨지는 자산가치가 실물경제보다 더 빠르게 늘며 '종이 위 부'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같은 보고서에는 미국 주식가치가 기업 순자산의 2.4배까지 올라갔다는 내용도 담겼다.
소비 측면에서는 다른 해석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는 8월 소비자 점검 보고서에서 1년 넘게 이어진 K자형 경제 이후 임금과 소비 증가율이 점차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실물경제가 일방적으로 약해졌다는 해석에는 제한이 있다는 뜻이다. 주식시장 평가 부담이 커진 것과 별개로 소비와 임금 흐름은 일부 정상화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크립토 시장과의 직접 연결 고리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비트코인(BTC)과 위험자산 전반은 미국 금리 기대, AI 중심 주식 랠리, 달러 유동성 변화에 함께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본지는 앞서 S&P500과 나스닥을 BTC 가격으로 나눈 상대 지표가 200주 이동평균선을 넘어섰다는 분석을 전했다. 이번 지표도 가격 방향을 단정하기보다 미국 위험자산의 높아진 평가 수준을 점검하는 자료에 가깝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