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 반등과 함께 두 종목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다시 늘었다. 반도체 대형주에 차입 자금이 재차 유입되면서 코스피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수급 요인도 커졌다.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 집계에서 14일 기준 삼성전자 신용 잔고는 4조8821억원, SK하이닉스 신용 잔고는 4조812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과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9.4%, SK하이닉스는 20.9%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잔고가 늘면 차입 투자가 확대됐다는 뜻이다.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을 키울 수 있지만, 주가가 꺾이면 손실과 반대매매 부담도 같이 커진다.
두 종목의 잔고는 올해 들어 빠르게 불었다가 조정장에서 줄었다. 삼성전자 신용 잔고는 연초 1조7197억원에서 지난달 9일 5조5353억원까지 늘었고, 지난 3일 4조2466억원까지 낮아졌다.
이후 삼성전자 신용 잔고는 지난 12일 5조685억원으로 다시 5조원대에 올라섰다. 14일 기준으로는 4조8821억원을 기록해 5조원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지난 1월 2일 9818억원이던 신용 잔고는 지난달 14일 5조4624억원으로 5배 넘게 늘었다. 이달 4일 3조9803억원으로 줄었지만 이후 다시 5조원에 가까워졌다.
주가 반등도 잔고 증가와 맞물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1일 각각 26.81%, 29.95% 올랐다. 이달 들어서는 두 종목 모두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14일 종가는 삼성전자 27만4500원, SK하이닉스 164만5000원이었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권인 두 종목의 움직임은 코스피와 관련 상품의 변동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에는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지난 3일 27조4439억원에서 13일 30조9263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에 신용 잔고가 몰리면서 전체 차입 투자 규모도 함께 커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반도체주를 둘러싼 판단이 엇갈린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미국 금리 인상, AI 투자 지속성, 이란 사태, 반도체 피크아웃 등의 우려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4.5배, 3.7배를 기록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네 가지 우려의 소멸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돼 3분기부터 재평가 본격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기업들의 주주환원 기대감과 AI 인프라 기업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반도체 주가가 반등했다”며 “AI 인프라 기업의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과 가이던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국내 반도체주 투자 뉴스 등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용 잔고 증가는 투자심리 회복의 신호인 동시에 변동성 확대 요인이다. 본지는 앞서 코스피 변동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한 상품 구조가 갈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코스피 급락 국면에서 빚을 낸 개인투자자의 부담이 커졌다고 전했다. 차입 투자는 주가 상승 때 수익을 키우지만, 하락 때에는 반대매매와 매도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반등 이후 두 종목의 신용 잔고가 다시 늘면서 반도체 업황과 함께 차입 투자 규모도 시장의 확인 대상이 됐다. 신용 잔고가 높은 구간에서는 주가 하락 때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