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고려아연 주총자료 삭제 요구하며 고발 예고

| 이도현 기자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설명자료에 허위 사실과 왜곡된 주장이 담겼다며 삭제를 요구했다. 고려아연이 응하지 않으면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아경제는 MBK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 사내이사 측의 안건 설명자료를 문제 삼아 즉각 삭제를 요구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임시주총은 9월 9일 열린다.

안건 설명자료는 주주가 의안 찬반을 판단할 때 참고하도록 회사가 작성해 배포하는 문서다. 이번 공방은 의결권 권유 과정에서 주주에게 제시되는 자료의 사실관계와 표현 수위를 둘러싼 문제로 번졌다.

문제가 된 자료는 고려아연 홈페이지에 게시된 49쪽 분량의 ‘2026 임시주주총회 설명자료’다. 이 가운데 8쪽이 ‘MBK·영풍의 경영역량 한계 및 거버넌스 훼손 우려’에 배정됐다.

MBK 관련 5쪽에는 인수기업 9곳이 실명이 아닌 이니셜로 기재됐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자사 투자기업 경영진의 경영활동을 다루면서 객관적 사실관계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편향되게 골라 썼다고 주장했다.

자료에서 가장 많은 분량이 할애된 곳은 ‘H사’다. 고려아연 측 자료에는 해당 기업이 인수 자금 4조3000억원을 갚기 위해 점포 20여 곳을 폐점하거나 매각 후 재임차 방식으로 팔았고, 회생절차 신청 열흘 전까지 단기채를 발행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나머지 기업도 사례별로 언급됐다. 자료에는 카드사 ‘L사’의 105억원 횡령·배임과 297만명 신용정보 유출, 임플란트 기업 ‘O사’의 인수 후 직무 폐지 등 인력 재편, 철강 구조물 ‘Y사’의 2009년 1000억원 인수와 2017년 496억원 매각 등이 적혔다.

치킨 프랜차이즈 ‘B사’의 가맹사업법 위반 과징금 3억5000만원, 보험사 ‘I사’의 인수 6개월 안 임원 32명 중 18명 퇴출, 아웃도어 ‘N사’의 실적 감소 속 우선주 배당 지속, 케이블TV ‘D사’의 부채비율 상승, 이커머스 ‘C사’의 인수 2년 만 상장폐지도 포함됐다.

영풍 관련 내용은 2쪽 분량이다. 고려아연 측 자료는 석포제련소의 환경법 위반 이력과 1997년 이후 사망자 15명이 발생한 사고 기록을 연표 형태로 정리했다.

MBK파트너스는 주주의 의결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문서에 거짓을 적거나 중요한 사실을 고의로 빠뜨리는 행위는 명예와 신용을 훼손하는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자료에 언급된 투자기업들도 고려아연 측에 각각 항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최윤범 사내이사를 비롯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은 본인들이 마주하고 있는 각종 불법·탈법행위 혐의, 금융당국으로부터의 제재 등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주주들에게 소명하는 대신, 주총 안건과 무관한 외부 기업들을 무차별적으로 끌어들여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총 자료의 신뢰성을 둘러싼 양측 갈등이 법적 대응 예고로 확대된 셈이다.

이번 공방은 고려아연 임시주총이 감사위원 한 자리를 둘러싼 표 대결로 압축된 상황에서 나왔다. 이번 임시주총 안건은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4인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선임이다.

주주총회 설명자료는 통상 경영진이나 주주 측이 안건의 필요성과 찬반 논리를 주주에게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지배권 분쟁이나 감사위원 선임처럼 표 대결이 예상되는 안건에서는 자료의 표현과 사실관계가 의결권 판단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갈등은 주총 전부터 고발과 반박으로 이어졌다. 뉴데일리는 고려아연이 ‘프로젝트 크루서블’ 명칭 사용을 이유로 영풍·MBK 측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고 보도했다. 영풍·MBK 측은 최대주주로서 정당한 활동이라고 맞섰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해당 자료를 삭제하지 않고 의결권 권유를 계속하면 주주 권익과 시장 신뢰를 지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임시주총은 9월 9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확인에 사용한 공개자료: 아시아경제, 뉴데일리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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