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선통신장비 업종이 미국 주파수 경매와 국내 신규 주파수 할당 논의를 계기로 회복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올해 2분기 일부 장비 업체의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업황 저점 통과 여부가 함께 거론됐다.
연합뉴스는 21일 하나증권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을 중심으로 통신장비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국내 관련 업체들의 성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성수기 진입과 더불어 2027년에는 본격적인 신규 주파수 투자 붐이 미국을 중심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여 빅사이클 진입 시 이익 수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 분석의 중심은 무선통신장비다. 김 연구원은 무선통신주에서 중요한 미국 대규모 주파수 경매가 2027년 4월부터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이어질 전망이고, 국내에서도 신규 주파수 할당 논의가 서서히 시작될 예정이라고 봤다.
주파수 경매는 정부가 이동통신 서비스에 쓰일 주파수 사용권을 사업자에게 배분하는 절차다. 이동통신사가 새 주파수를 확보하면 기지국과 관련 장비 투자가 이어질 수 있어 통신장비 업체 실적의 선행 변수로 꼽힌다.
국내 업체들의 2분기 실적도 회복 신호로 제시됐다. RFHIC는 연결 영업이익 112억원, 유비쿼스는 90억원, LIG아큐버는 56억원, RF머트리얼즈는 53억원을 기록해 대체로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김 연구원은 “작년과 비교하면 상당히 안정된 모습”이라며 “근본적 원인은 공급업체 감소로 상위 업체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국내 아웃소싱업체들의 시장점유율(M/S)이 상승한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공급망 재편이 일부 업체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통신장비 시장은 통상 이동통신사의 설비투자 주기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주파수 확보, 망 고도화, 장비 교체가 맞물릴 때 장비 발주가 늘고, 투자 공백기에는 매출과 이익이 함께 둔화되는 구조다.
다만 미국 광통신주 흐름을 국내 무선통신장비주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연구원은 미국 광통신주는 최근 2년간 주가가 급등한 뒤 이익이 뒤따라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무선통신주는 최근 1년간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고 영업이익도 적자 탈피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광통신주 루멘텀과 코히어런트를 기준으로 무선통신주에 속하는 국내 코스닥 상장사 RFHIC와 케이엠더블유 주가를 예측하는 건 틀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종 비교 기준을 달리 봐야 한다는 의미다.
하나증권은 케이엠더블유, RFHIC, 에치에프알, LIG아큐버, 쏠리드, 오이솔루션 등을 관련 종목으로 거론했다. 본지는 앞서 오이솔루션의 2분기 매출 증가와 영업손실 흐름을 보도한 바 있다.
오이솔루션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늘었지만 영업손실 9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다만 하나증권은 일회성 재고자산 폐기손실을 제외하면 손익 흐름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국내 연결점은 통신장비 업체의 수주와 이익 회복 속도다. 미국 주파수 경매가 실제 투자로 이어지고 국내 신규 주파수 논의가 구체화될 경우 관련 장비 발주 시점과 규모가 업황 판단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미국과 국내 통신장비 시장 개화, 내년에는 본격 실적 회복, 내후년에는 사상 최대 실적 달성 기대감이 단계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영향은 미국 경매 일정, 국내 주파수 할당 논의, 기업별 수주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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