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자사주 취득, 한신평 신용 영향 제한적

| 김하린 기자

SK하이닉스(000660)의 40조원 규모 자사주 취득·소각 계획이 단기 신용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신용평가사 판단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21일 보고서에서 "주주환원이 SK하이닉스의 신용도에 미치는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주주환원 계획을 반영한 이후에도 상당 수준의 재무 완충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규모 현금 유출이 예정돼 있지만 보유 현금과 향후 현금창출력을 함께 고려한 평가다.

SK하이닉스는 19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40조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결정하고, 취득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5~2027년 3개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시장에서 자기 주식을 사들이는 주주환원 방식이다. 매입한 주식을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당 가치와 자본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

한신평은 메모리 수급 환경을 감안할 때 2027년까지 우수한 영업실적과 현금창출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6월 말 연결 기준 순현금 약 74조원도 재무 완충력의 근거로 제시했다.

지난 7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 관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이 유입된 점도 평가에 반영됐다. 한신평은 이 같은 현금 보유와 조달 여건을 주주환원 이후에도 재무 여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으로 봤다.

핵심은 환원 구조다. 한신평은 "주주환원 재원이 회계상 이익이나 고정 배당금이 아닌 설비투자 이후의 FCF에 연동되어 있어 영업현금흐름 감소 또는 투자 부담 확대 시 환원 재원이 함께 축소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는 실적과 투자 부담이 바뀌면 환원 재원도 함께 줄어드는 방식이라는 뜻이다. 고정 지출보다 재무적 유연성이 크다는 점이 신용도 방어 요인으로 평가됐다.

배당정책 적용 기간도 평가에 포함됐다. 한신평은 이번 정책이 2027년까지 적용되고, 2028년 이후 차기 환원 정책은 현금흐름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조정될 수 있다고 봤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SK하이닉스 재무 판단의 핵심 변수다. 통상 메모리 업체는 업황 상승기에는 현금창출력이 빠르게 커지지만, 설비투자와 공정 전환 부담이 동시에 늘어날 수 있다.

한신평이 모니터링 요인으로 꼽은 항목도 이 지점에 맞춰져 있다. 주주환원과 투자 집행 이후에도 재무 완충력이 유지되는지, 중장기 설비투자 규모가 어느 수준에서 형성되는지가 점검 대상이다.

앞서 본지는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소각 결정을 19일 정규장 마감 직후 공시했다고 전했다. 당시 취득 예정 주식은 약 2407만주로 전체 발행주식 수의 약 3.3%로 산정됐다.

본지는 또 2025~2027년 누적 FCF가 약 43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는 증권사 추정을 보도했다. 이번 한신평 판단은 주주환원 규모와 집행 시기뿐 아니라 환원 이후 순현금, 유동성, 중장기 설비투자 부담을 주요 점검 항목으로 본 것이다.

한신평은 향후 추가 환원 규모와 집행 시기, 환원 이후 순현금 및 유동성 수준, 중장기 설비투자 규모, AI 인프라 금융시장 변화가 메모리 수요에 미치는 영향 여부를 계속 점검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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