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주가 이란 리스크와 인공지능(AI) 전력 수요, 캘리포니아 연료시장 부담이 겹친 투자 대상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헤지펀드 보유 현황에서는 천연가스 인프라와 정제제품 공급망에 걸친 종목이 상위권에 올랐다.
씨엔비씨(CNBC)는 21일 13F 공시 기반 스크리닝에서 헤지펀드 선호 에너지 종목으로 윌리엄스(Williams Companies·$WMB), 셰브론(Chevron·$CVX), 에너지 트랜스퍼(Energy Transfer·$ET)를 상위권에 올렸다. 데번에너지(Devon Energy·$DVN), 안테로리소시스(Antero Resources·$AR), 엑스프로(Expand Energy·$EXE), 솔라리스에너지인프라(Solaris Energy Infrastructure·$SEI), 프로페트로(ProPetro·$PUMP) 등도 함께 거론됐다.
13F는 현재 매수 동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료가 아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일정 규모 이상 기관투자자에게 분기 종료 후 45일 이내 보유 주식 내역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분기 말 보유 내역이 뒤늦게 공개되는 구조라 실제 포지션은 기사 작성 시점과 다를 수 있다.
이 같은 시차는 13F를 해석할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대목이다. 에너지주 순위 역시 헤지펀드가 지금 해당 종목을 새로 사들이고 있다는 뜻으로 읽기보다, 분기 말 포트폴리오 노출을 보여주는 자료로 보는 편이 맞다.
윌리엄스가 부각된 배경은 AI 전력 수요와 맞닿아 있다. 윌리엄스는 5월 5일 1분기 실적 설명에서 데이터센터 수요를 겨냥한 NEO 682MW 프로젝트, Atlas 최대 164MMcf/d 파이프라인 용량, Silver Spur 275MMcf/d 확장 계획을 공개했다. 회사는 천연가스 인프라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과 연결해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사용량이 크고 가동 안정성이 중요해 전력원과 송전·가스 인프라를 함께 보는 흐름이 강하다. 전통적인 에너지주는 유가 민감도가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전력망과 발전 연료, 데이터센터 입지까지 함께 묶어 평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윌리엄스가 에너지 섹터 안에서 별도로 주목받은 이유도 이 지점에 있다.
캘리포니아 연료시장도 에너지 섹터를 보는 또 다른 축이다. 캘리포니아 세무수수료관리국은 7월 1일 기준 주 휘발유세를 갤런당 63.4센트, 디젤세를 48.2센트로 표시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1월 1일 기준 캘리포니아의 주 휘발유 세금·수수료가 갤런당 70.9센트로 주별 비교에서 가장 높다고 밝혔다.
높은 세금만으로 캘리포니아 연료 가격 구조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정유능력, 수송 경로, 지역별 공급망 제약이 함께 작동하기 때문이다. 서부 지역에서는 정제제품을 안정적으로 들여오는 경로 자체가 가격 민감도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제제품 공급 경로를 넓히려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필립스66(Phillips 66·$PSX), 킨더모건(Kinder Morgan·$KMI), HF싱클레어(HF Sinclair·$DINO)는 8월 11일 웨스턴 게이트웨이 파이프라인(Western Gateway Pipeline) 최종투자결정(FID)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1,300마일급 정제제품 파이프라인으로,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FID는 사업 추진 결정이지 운영 개시를 뜻하지 않는다. 통상 대형 파이프라인은 최종투자결정 이후에도 인허가, 건설, 시운전, 상업운전 전환 절차를 거친다. 따라서 웨스턴 게이트웨이는 공급망 개선 기대를 낳는 프로젝트이지만, 단기 수급 변화로 곧바로 연결되는 일정은 아니다.
이란 변수는 원유와 정제유 시장의 민감도를 높이는 배경으로 남아 있다. 로이터는 8월 20일 유럽연합(EU) 가스 저장률이 62%로, 1년 전 74%보다 낮다고 전했다. 본지는 앞서 호르무즈 통항 경로 조율과 공급 차질 우려를 다뤘다.
원유 가격만으로 에너지주 흐름을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정학 리스크는 원유 선물뿐 아니라 디젤, 정제 마진, 운송비, 지역 연료가격으로 다르게 전가될 수 있다. 같은 에너지 섹터 안에서도 업스트림, 미드스트림, 정유·파이프라인 기업의 민감도는 서로 다르다.
AAA는 8월 21일 미국 전국 디젤 평균 가격을 갤런당 5.5764달러로 집계했다. 사상 최고치는 2022년 6월 19일의 5.8159달러다. 현재 가격은 최고치보다 낮지만,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의 디젤 가격은 정제제품 공급망 부담을 보여주는 지표로 읽힌다.
CNBC가 언급한 솔라리스에너지인프라의 목표가 기반 상승여력 수치는 시점 의존적이다. 공개 집계에서는 평균 목표가와 현재가가 조회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해당 수치는 확정 수익률이 아니라 애널리스트 목표가와 당시 주가의 차이로 해석해야 한다.
에너지주를 둘러싼 이번 흐름은 13F 보유 순위, AI 전력 수요, 캘리포니아 연료 공급망, 이란발 지정학 리스크가 한꺼번에 맞물린 결과다. 13F는 분기 말 보유 현황이고, 웨스턴 게이트웨이 파이프라인은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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