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451조원, 코스피 변동성 키운 구조 변화

| 김민준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451조원까지 불어나면서 코스피의 수급 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장기 투자자금의 완충력이 약해진 가운데 올해 코스피는 158거래일 중 60일 동안 하루 3% 이상 움직였다.

한국경제는 ETF 급성장이 액티브 공모펀드 위축과 맞물리며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시장 분석을 보도했다. 25일 한국거래소 집계에서 올해 코스피가 하루 3% 이상 급등락한 날은 60일로, 전체 거래일의 37.9%였다.

지난해 같은 기준에 해당한 날은 1년간 9일이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같은 폭의 등락을 훨씬 더 자주 겪었다는 뜻이다.

25일 코스피는 장 초반 4% 넘게 밀렸다가 전 거래일보다 45.78포인트(0.68%) 오른 6742.74에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장 초반 낙폭을 되돌렸다는 분석이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다. 낮은 보수와 실시간 매매 편의성 때문에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넓혔지만, 지수나 테마를 추종하는 상품이 많아 자금이 같은 방향으로 몰릴 때 시장 움직임을 키울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서 올해 2월 말 ETF 순자산은 387조원으로 ETF를 제외한 공모펀드 규모 370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2022년 말 ETF 순자산은 78조원이었다.

이달 들어 ETF 순자산은 451조원, 공모펀드는 402조원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2022년 말 100조원에 못 미치던 ETF 시장이 3년여 만에 전통 공모펀드 규모를 앞지른 셈이다.

수급 구조도 달라졌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매수대금에서 투자신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8%에서 올해 2.19%로 낮아졌다.

투자신탁에는 공모펀드와 자산운용사의 일임형 자금이 포함된다. 같은 기간 금융투자 비중은 4.53%에서 7.78%로 높아졌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ETF 설정·환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초자산 거래로 풀이된다.

문제는 ETF가 대체로 지수와 테마를 따라 움직이는 패시브 상품이라는 점이다. 특정 업종이 오르면 그 업종을 담은 ETF로 자금이 더 들어오고, 하락기에는 반대로 매도가 겹칠 수 있다.

올 상반기 코스피가 하루 3% 이상 오른 22차례 가운데 다음 거래일 개인이 ETF를 순매수한 경우는 20차례였다. 평균 순매수액은 7156억원이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전통적인 액티브 공모펀드는 주도주라도 업황이 둔화할 것으로 판단하면 선제적으로 비중을 줄이고, 반대로 지금은 소외된 업종이라도 향후 개선될 것으로 보이면 미리 사들이는 방식으로 운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투자자의 주도주 매수가 시장 방향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봤다.

종목 쏠림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제시됐다. 6월 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한 비중은 55%를 넘었다.

SK스퀘어, 삼성전자우, 삼성전기, SK까지 합하면 비중은 65%로 높아졌다. 인공지능(AI)·반도체주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전력기기주까지 더하면 전체 시총의 약 70%가 한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도 단기 자금 흐름을 자극한 변수로 거론됐다. 지난 5월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한 뒤 주도주 움직임을 증폭시키는 단기 자금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는 이미 급락 국면에서 시장 안정장치가 작동한 바 있다. 본지는 앞서 [코스피 급락 과정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고 전했다](https://www.tokenpost.kr/news/market/382102).

ETF 성장이 곧 변동성 확대를 뜻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장기 자금 기반이 약한 상태에서 패시브 자금과 대형주 쏠림이 겹치면 코스피 충격 흡수력에 미칠 영향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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