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이 4건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실제 상장을 마친 기업은 케이뱅크 한 곳뿐이고, 상장예비심사를 받는 3곳이 연내 절차를 끝내도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 기업은 지난 2월 입성한 케이뱅크 1곳으로 집계됐다. 현재 상장예비심사를 받는 기업은 소노인터내셔널, 에스에프씨, 에스텍시스템 등 3곳이다. 이들 기업이 모두 연내 상장을 마쳐도 올해 코스피 신규 상장은 4건이다.
4건은 2022년과 같은 수준이다. 당시 유가증권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었고, SK쉴더스와 컬리, 골프존카운티, 케이뱅크 등이 상장을 추진했다가 철회했다.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은 2023년 5건, 2024년 7건, 2025년 7건으로 소폭 회복됐지만 올해 다시 줄었다. 이 수치는 스팩과 리츠 상장을 제외한 기준이다.
코스닥도 공급이 줄었다. 올해 코스닥 신규 상장은 26건으로, 2024년 70건과 2025년 69건의 절반에 못 미쳤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줄면서 국내 IPO 시장의 공급 공백이 커진 셈이다.
연내 상장을 위해서는 일정이 촘촘하다. 상장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 일반청약, 상장 승인 절차를 감안하면 8월 말에서 9월 초가 사실상 올해 상장을 위한 예심 청구 마지노선으로 꼽힌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한국경제에 “물리적으로 9월 청구 후 12월 공모도 가능하지만 연말 기관투자가의 장부 마감이 겹쳐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말 북클로징 시기에는 기관 자금 집행과 공모 일정 조율이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위축의 배경에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있다. 금융당국이 물적분할 후 재상장 등 모회사와 자회사 동시 상장에 대한 주주 보호 규제를 강화하면서 자회사 상장을 준비하던 대기업들이 절차를 늦췄다.
중복상장 심사 때 주주 동의를 원칙적으로 권고하고, 물적분할 때 이른바 ‘3%룰’에 따른 주주 동의를 의무화하는 방향이 논의되면서 기업들이 새 기준에 맞춘 일정을 다시 짜는 흐름이다. 상장 추진 기업 입장에서는 일정 지연과 주주 설득 부담이 동시에 커졌다.
대어급 비상장 기업도 연내 상장을 강행하기보다 내년을 도모하는 분위기다. 상장하지 않더라도 국민성장펀드 등에서 출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상장 시점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무신사와 구다이글로벌, 메가존클라우드, 리벨리온, 업스테이지 등이 상장 후보로 거론된다. 이들 기업은 프리IPO와 인수합병, 신규 사업 정비를 거쳐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리벨리온과 업스테이지는 올해 국민성장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최근 8000억원 규모의 프리IPO를 마쳤고, 구다이글로벌과 SB선보는 인수합병 이후 조직 정비를 진행 중이다.
코스피 IPO 부진은 시장 참여 위축 흐름과도 맞물린다. 본지는 앞서 코스피 일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이 올해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 흐름을 전했다. 신규 상장 공급 감소와 거래 위축은 모두 국내 증시의 실제 참여 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한 유니콘 기업 관계자는 한국경제에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원활한 자금 조달이 가능한 상장 시기를 따져보고 있다”며 “코스피와 코스닥 중 어떤 시장을 고를지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남은 관건은 현재 예심 중인 3곳이 연내 상장 절차를 마칠 수 있는지 여부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