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대 종합투자계좌, 회사채 효과 제한적

| 강이안 기자

증권사 종합투자계좌(IMA) 시장이 4조원대로 커졌지만 회사채, 특히 하위등급 회사채로 자금이 흘러드는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투자증권은 27일 보고서에서 2분기 말 증권사 IMA 전체 수탁금이 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고, 지난달 추가 모집을 거쳐 시장 규모가 4조원대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맡아 운용하고 원금 지급을 약정하는 계좌다.

IMA는 운용자산의 70% 이상을 기업금융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도입 당시에는 회사채 시장에 새 기관 수요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고, 투자 수요가 상대적으로 약한 하위등급 회사채가 IMA와 발행어음 시장 확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실제 운용 흐름은 기대와 달랐다. 2분기 말 기준 전체 IMA 수탁금의 76.8%를 차지한 한국투자증권은 운용자산 가운데 수익증권에 48.2%, 대출금에 38.8%를 투자했다. 채권 비중은 0.9%에 그쳤다.

시장 점유율이 가장 큰 증권사의 자금이 회사채보다 대출과 수익증권에 집중된 셈이다. IMA가 기업금융자산 의무 비율을 갖고 있더라도 실제 자금 배분이 곧바로 회사채 매수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라는 뜻이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회사채 38.7%, 특수채 19.0% 등 채권 중심으로 IMA 자금을 운용했다. NH투자증권($005940)도 채무증권 비중이 38.4%였다.

다만 두 증권사의 IMA 수탁금 비중은 각각 8.5%, 14.7%로 한국투자증권보다 작았다. 채권 투자 비중이 높은 증권사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전체 회사채 수급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김상인·차주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크레딧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수탁금 규모는 한국투자증권이 절대적”이라며 “IMA 시장 성장에도 크레딧 수요 개선이 크지 않았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본지는 앞서 NH투자증권이 IMA 3호를 1200억원 규모로 모집한다고 보도했다. 이후 3호 상품도 모집 한도를 채우면서 개인 자금 유입은 이어졌다. 이번 신한투자증권 분석은 IMA 판매 확대가 곧바로 회사채 수요 확대로 연결되지는 않았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하위등급 회사채 시장은 별도 부담도 안고 있다. 최근 이랜드월드 등 비우량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이어졌고, 개인 투자자의 회사채 투자도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본지도 이랜드월드가 2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채우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우량 채권과 비우량 채권 사이의 투자 수요 차이가 이어지는 가운데, IMA 자금이 하위등급 회사채의 부족한 수요를 메우기에는 아직 규모와 운용 비중이 모두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상인·차주희 연구원은 “최근 회사채 발행 물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금리 변동성이 높은 만큼 신규 IMA 자금 역시 회사채보다 다른 기업금융 자산에 투자될 가능성이 크다”며 “하위등급 회사채는 당분간 IMA와 발행어음 시장 성장에 따른 수요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IMA 시장 자체는 더 커질 여지가 제시됐다. 상반기 말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016360)의 자기자본은 8조원을 넘어섰고, KB증권도 7조9800억원까지 늘었다.

다만 시장 규모 확대가 하위등급 회사채 수요 확대로 이어질지는 각 증권사의 실제 운용 비중에 달려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27일 보고서에서 A-등급 이하 채권에 대해 IMA·발행어음 자금 유입만으로 수요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기존 견해를 유지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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