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지수 10% 하락 위험, 8개 종목 제시

| 류하진 기자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BofA)가 반도체 업종의 단기 조정 위험을 거론하면서도 엔비디아($NVDA),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 등 주요 반도체주 8개를 선별 대상으로 제시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가 단기적으로 10%가량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위험 평가와 함께 나온 분석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6일 비벡 아리야(Vivek Arya)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가 투자자 노트에서 "반도체 수요는 견조하지만 세 가지 역풍이 단기적으로 반도체주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리야 애널리스트는 금리 상승과 데이터센터에 대한 반발 등 거시 요인, 업종 내 순환적 자금조달 우려, 투자자의 반도체주 편중을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단기적으로 10%가량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봤다. 다만 이런 조정이 나타날 경우 대형 반도체주에 대한 위험 대비 보상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판단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 흐름을 반영하는 업종 지수다. 엔비디아, AMD($AMD), 마이크론, 인텔($INTC) 등 설계·제조·장비·부품 기업이 함께 반영돼 AI 투자 심리와 기술주 위험 선호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제시한 종목은 엔비디아, 마벨 테크놀로지($MRVL), 마이크론, 램리서치($LRCX), AMD, 인텔, 아날로그디바이스($ADI), 온세미컨덕터($ON)다. 보고서는 최근 변동성 이후 이들 종목의 가격 수준과 실적 전망을 함께 평가했다.

보고서는 반도체 업종의 계절적 흐름과 2028년까지의 주당순이익(EPS) 성장 전망을 근거로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과도하지 않다고 봤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지표로, 시장이 기업의 이익에 어느 정도 가격을 매기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실적 흐름과 투자자 포지션이 함께 언급됐다. 아리야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강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투자자 포지션이 이미 집중되면서 주가수익비율이 낮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본지는 앞서 엔비디아 목표주가 논쟁이 AI 반도체 수요의 실적 반영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 보고서도 엔비디아의 실적 흐름과 밸류에이션 부담을 동시에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논의의 연장선에 있다.

마이크론과 램리서치는 AI 투자 확산 국면의 이른바 '곡괭이와 삽' 종목으로 분류됐다. AI 서비스 기업 자체보다 메모리와 장비 공급망이 인프라 투자 과정에서 별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리야 애널리스트는 "램리서치와 마이크론은 AI와 기술 산업의 다양한 변화 국면에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근본적인 '곡괭이와 삽' 분야에서 우리가 선호하는 장기 투자 종목"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공급 병목이 심해질수록 장비와 메모리 업체의 실적 민감도가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시장 구조상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반도체 설계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성능 연산 수요가 늘면 메모리, 장비, 전력, 냉각, 서버 구축까지 이어지는 공급망 전반의 투자 부담과 수혜 가능성이 함께 움직인다.

단기 부담으로 꼽힌 데이터센터 반발도 이 맥락에서 읽힌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부지, 냉각 설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지역 인허가와 전력망 부담이 투자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본지는 앞서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 매도 압력이 기술주 약세로 이어졌고,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조정 흐름의 다음 확인 지점으로 남았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에도 AI 인프라 수요와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함께 저울질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국내 크립토 투자자에게는 반도체주 조정 자체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위험자산 심리의 연결고리가 관찰 지점이다. 이번 보고서는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등 암호화폐 시장을 직접 분석한 내용은 아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