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스코 S&P 500 동일가중 ETF(RSP)가 올해 들어 15.95% 오르며 시가총액 가중 S&P 500 ETF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의 대형 기술주 쏠림이 이어지는 가운데 같은 500개 종목을 다른 방식으로 담는 상품의 성과 차이가 다시 부각됐다.
포천(Fortune)은 RSP가 8월 26일 기준 연초 대비 15.95% 상승해 아이셰어즈 코어 S&P 500 ETF(IVV)의 12.37%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RSP는 8월 19일 처음 운용자산 1000억 달러(약 138조2000억원)를 넘겼고, 올해 순유입액은 120억 달러(약 16조6000억원)를 웃돌았다.
RSP는 인베스코가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다. 인베스코는 이 상품이 S&P 500 동일가중지수를 추종하며 총자산의 90% 이상을 해당 지수 구성종목에 투자한다고 밝히고 있다. 펀드 출시일은 2003년 4월 24일, 총보수는 0.20%다.
동일가중은 지수 구성 종목을 비슷한 비중으로 담는 방식이다. S&P 다우존스지수(S&P Dow Jones Indices)는 S&P 500 동일가중지수가 기존 S&P 500과 같은 종목을 담되, 3월·6월·9월·12월 분기 리밸런싱 때 각 종목 비중을 약 0.2%로 맞춘다고 설명한다.
차이는 표준 S&P 500의 집중도에서 나온다. S&P 500은 상위 10개 종목 비중이 36.4%에 이르고, 최대 종목 비중도 7.5%로 제시됐다. 동일가중 방식은 최근 많이 오른 종목 비중을 줄이고 뒤처진 종목 비중을 다시 채우는 구조여서 특정 대형주가 지수 전체를 좌우하는 정도를 낮춘다.
브렌던 매캔(Brendan McCann)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포천 인터뷰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FT), 엔비디아($NVDA), 애플 같은 대형주 일부가 더 넓은 기술주 시장보다 부진했고, RSP는 이들 비중이 낮아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았다”고 말했다. 작은 S&P 500 구성 종목이 강할 때 동일가중 상품이 그 움직임을 더 크게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미국 27일 장세는 두 방식의 차이를 보여줬다. 마켓워치(MarketWatch)는 S&P 500 11개 업종 중 10개 업종이 장중 하락했지만 정보기술 업종이 2.8% 오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같은 시간 RSP는 0.2% 내렸다.
배런스(Barron's)도 같은 날 S&P 500 상승 종목 수가 171개에 그쳤고, 동일가중 기준으로 보면 지수는 0.2% 하락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표준 지수는 일부 대형주의 상승으로 올랐지만, 지수 내부의 상승 폭은 넓지 않았던 셈이다.
로이터는 7월 말 보도에서 올해 들어 동일가중 S&P 500이 표준 S&P 500보다 약 3%포인트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킹 립(King Lip) 베이커애비뉴 최고전략가는 미국 증시 내부의 주도권이 넓어지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흐름이 항상 동일가중 상품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와 세일즈포스($CRM) 같은 일부 대형주가 지수를 밀어올리는 날에는 RSP가 표준 S&P 500과 다른 방향을 보일 수 있다. 미국 27일 장세가 그런 사례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흐름은 미국 지수형 ETF를 볼 때 ‘S&P 500’이라는 이름만으로 노출 구조가 같지 않다는 점을 남긴다. 본지는 앞서 동일가중 ETF가 1000억 달러 선에 올라선 흐름을 전했다. 이번에는 8월 26일 기준 성과 격차와 27일 미국 장세의 엇갈림이 함께 확인됐다.
앞선 흐름도 같은 문제의식을 보여줬다. 본지는 시가총액 가중 지수와 동일가중 지수의 체감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도한 바 있다. 대형주가 지수를 주도할 때는 표준 지수가 앞설 수 있지만, 상승 종목이 넓어질 때는 동일가중 지수가 시장 내부 폭을 더 잘 보여주는 참고 지표가 된다.
자산 규모가 커지는 만큼 운용상 부담도 거론된다. 매캔 애널리스트는 포천에서 RSP 자산이 커질수록 포트폴리오 내 가장 작은 종목을 거래하고 리밸런싱하는 일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이 4배로 늘면 리밸런싱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이는 RSP 자산이 4000억 달러(약 552조8000억원) 부근까지 커질 경우 유동성 부담을 따져볼 수 있다는 의미다. 동일가중 전략은 분기마다 비중을 되돌리는 구조여서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상대적으로 작은 구성 종목 거래의 영향도 커질 수 있다.
RSP는 새로운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이 아니다. 같은 S&P 500 구성종목을 시가총액이 아니라 동일가중으로 담는 상품이다. 올해 성과 차이는 미국 대형 기술주 흐름과 지수 내부 상승 폭을 함께 봐야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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