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 채권 투자 재개 검토…SK하이닉스, 6곳에 5000억씩

| 최윤서 기자

SK하이닉스가 3조원 규모의 채권 투자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6개 대형 자산운용사에 각각 5000억원씩 맡기는 구조가 거론된다.

SK하이닉스는 NH아문디자산운용,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6곳에 자금 위탁 운용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연합뉴스는 10일 금융투자업계와 채권시장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RFP 발송은 운용 계획과 포트폴리오를 비교하는 절차다. 최종 운용사 수와 위탁 규모, 실제 투자 여부는 후속 선정 과정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투자 대상은 신용등급 ‘AA0’ 이상인 은행계 카드사가 발행한 만기 3~4년 카드채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KB국민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 등이 대상 후보로 언급됐다.

기존 SK하이닉스의 투자 가이드라인은 만기 3년까지였지만, 이번 방안에서는 만기 4년물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투자 만기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방식과 다른 부분이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일부 증권사의 랩·신탁 부서를 통해 채권에 투자해왔다. 이번에는 자산운용사에 자금을 맡기는 방식으로 운용 구조를 바꾸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주주환원 확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8월 초 신규 채권 투자를 잠시 중단했다. 이후 재개 방안으로 자산운용사 위탁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운용사 위탁 방식은 투자 포트폴리오의 시장 노출을 줄이고 대규모 매수에 따른 시장 충격을 낮추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신탁을 통해 여전채를 대거 매입할 때보다 시장에 주문 정보가 빠르게 퍼질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RFP를 받은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6개 운용사가 RFP를 받은 것으로 보이며, 각 5000억원이라는 위탁 규모도 과거 하이닉스의 머니마켓펀드(MMF) 집행 당시와 유사해 신빙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운용사를 통한 위탁 방식은 처음 시도하는 것인 만큼 일종의 테스트 성격을 띠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채권 투자는 지난 6~7월 크레디트물 소화가 원활하지 않았던 시기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는 여전채가 민평금리보다 낮은 금리에도 거래되는 등 물량 소화 여건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 채권 중개인은 “과거처럼 금리를 강하게 끌어내리지는 않더라도 금리 상방은 충분히 막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3조원은 과거 투자 규모보다 적을 수 있지만, 투자가 지속되면 시장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위탁 물량이 발행 채권에 그치지 않고 유통 채권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유통시장 매입이 늘면 신규 발행 물량을 소화하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채권시장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다른 증권사 채권 운용역은 “운용사 위탁을 통해 투자하는 물량이 발행물뿐 아니라 유통물까지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통물까지 확장한다면 채권시장에는 호재”라고 말했다.

앞서 SK하이닉스가 대형 자산운용사에 채권 운용 제안요청서를 보냈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이번에는 위탁 대상 운용사 6곳과 운용사별 5000억원 규모가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다만 이번 RFP가 최종 투자 결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의 운용사 선정과 투자 대상 채권, 자금 집행 시점은 후속 절차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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