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암호화폐 산업 간 ‘이해충돌’ 논란이 단순 정치 이슈를 넘어 규제 기관의 신뢰 위기로 번지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내부 인사 조치까지 이어졌다는 보도가 나오며 시장 불확실성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가문과 연관된 기업들이 예측시장 사업 허가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규정 준수 문제를 제기한 CFTC 직원들이 정직 처분을 받고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법 집행을 담당하던 추가 인력들 역시 유사한 조치를 받았으며, 내부적으로 ‘문제를 만들지 말라’는 메시지가 퍼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특히 캐롤라인 팸 CFTC 위원장 대행과 고문 브리짓 웨일스가 특정 사건에 직접 개입해 ‘우호적’ 결정을 내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는 규제기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실제 집행 공백도 수치로 확인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CFTC가 발표한 디지털 자산 관련 사건은 단 2건에 불과하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 당시 80건 이상, 트럼프 1기 당시 20건 넘는 수준과 비교해 급감한 수치다. 최소 5건 이상의 주요 암호화폐 조사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닌 ‘구조적 후퇴’로 해석되며, 비트코인(BTC)을 포함한 전체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6만3000달러 선을 간신히 유지하며 규제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연결된 암호화폐 사업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대표 프로젝트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아랍에미리트(UAE) 연계 기업으로부터 약 5억 달러(약 7622억 원)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는 미국의 대UAE 정책 변화 직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리 전문가들과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전형적인 ‘자기거래’ 사례로 지적하고 있다. 현재 트럼프 가문이 보유한 암호화폐 사업 가치는 밈코인, 디파이, 예측시장 등을 포함해 약 7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백악관은 “대통령은 항상 미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해왔으며 이해충돌은 없다”고 반박했지만, 시장 반응은 다르다. TRUMP 밈코인은 정치 뉴스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며 ‘펀더멘털’보다 정치 변수에 좌우되는 전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상원 조사나 연방법원 판결이 본격화될 경우, 트럼프 관련 토큰들은 구조적 가격 재조정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와 강하게 연결된 암호화폐의 가장 큰 문제는 ‘상승은 정치에 의존하지만, 하락은 그렇지 않다’는 비대칭 구조다. 이 같은 환경에서 시장 자금은 점차 정책 영향을 덜 받는 인프라 중심 프로젝트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확장 솔루션을 표방하는 ‘비트코인 하이퍼’는 프리세일 단계에서 약 3200만 달러(약 4880억 원)를 유치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솔라나 가상머신(SVM)을 결합한 비트코인 레이어2를 내세우며, 빠른 처리 속도와 스마트 계약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비트코인의 고질적 한계였던 속도와 확장성을 해결하려는 시도로, 단순 테마성 자산과 차별화된 기술적 접근이라는 평가다.
결국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정치 리스크’와 ‘기술 가치’ 사이에서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된 논란이 장기화될수록, 시장은 점점 더 본질적 가치에 기반한 자산으로 무게 중심을 옮길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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