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을 포함한 가상자산 규제의 핵심 법안인 ‘CLARITY Act’가 정치적 균열로 좌초 위기에 놓였다. 윤리 조항과 집행 권한을 둘러싼 충돌이 동시에 터지면서 입법 동력도 급격히 약화되는 흐름이다.
지난주 미 의회에서 진행된 초당적 협상은 두 갈래에서 동시에 무너졌다. 비공개 윤리 회의는 합의 없이 종료됐고, 백악관이 주도한 ‘섹션 604’ 관련 법 집행 회의 역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로 인해 7월 4일 통과 목표는 사실상 무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상원 일정은 31일뿐이며, 법안 통과에는 최소 60표가 필요하다. 하원과 상원 간 조율과 대통령 서명까지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시간과 표 모두 부족한 상황이다.
CLARITY Act는 지난 5월 14일 하원과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하며 이번 회기 내 가장 진척된 가상자산 규제 법안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당시에도 봉합되지 않은 갈등이 이번에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핵심 쟁점은 ‘윤리 집행 권한’이다. 크리스틴 질리브랜드, 루벤 갈레고, 버니 모레노,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과 백악관 암호화폐위원회 패트릭 위트 국장은 주 법무장관이 연방 법무부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공화당과 백악관은 이를 철회하고, 권한을 미국 법무장관에게만 부여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이를 ‘실질적 견제 장치가 없는 구조’라며 거부했다. 법무장관이 대통령 산하에 있는 만큼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다.
공화당이 제시한 탄핵 방안 역시 민주당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결국 협상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종료됐다.
이번 윤리 조항 논쟁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가상자산 이해관계에서 촉발됐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등 트럼프 일가 관련 프로젝트는 약 23억 달러(약 3조479억 원) 규모의 자산 노출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백악관이 주 법무장관 권한 확대를 철회한 배경에는 정치적 리스크 부담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성향 주 검사들이 소송을 남발할 가능성을 우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법안 처리 시한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폭스비즈니스의 엘리노어 테렛 기자는 CLARITY Act가 7월 4일까지 통과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당초 70%를 넘었던 통과 확률은 최근 45% 수준까지 하락했다. 스테이블코인 수익 문제는 이미 합의됐지만, 윤리 조항과 섹션 604 문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 두 축이 8월 휴회 전까지 해결되지 않을 경우, 2026년 내 가상자산 규제 입법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럽연합(EU)의 ‘MiCA’ 규제 역시 촉박한 시한 속에서 시장 변동성을 키운 사례로 꼽힌다. 규제 일정이 짧을수록 시장은 ‘이분법적 결과’에 베팅하게 되고, 이는 변동성 확대를 불러온다는 분석이다.
CLARITY Act 역시 같은 흐름 속에 놓여 있다. 규제 방향성 자체보다 ‘통과 여부’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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