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인공지능 반도체 벤처기업 퓨리오사에이아이에 200억원을 직접 투자하기로 하면서, 정책금융기관의 자금 지원이 대기업 중심에서 유망 기술 벤처로 넓어지는 첫 사례가 나왔다.
한국수출입은행은 30일 퓨리오사에이아이가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2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일정 조건에 따라 원금을 돌려받거나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우선주를 말한다. 수출입은행이 벤처기업에 직접 자금을 넣는 것은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번 투자는 지난 24일 시행된 한국수출입은행법 시행령 개정의 영향이 크다. 개정안은 수출입은행의 직접 투자 요건을 완화해 정책금융이 보다 빠르게 신산업 분야로 흘러갈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그동안 수출입은행은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주로 펀드 등을 통한 간접 투자 방식으로 해왔는데, 제도 손질 이후에는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에 곧바로 자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투자 대상인 퓨리오사에이아이는 2017년 설립된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는 데이터센터에서 인공지능 연산 가운데 추론 작업에 쓰이는 신경망처리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추론은 학습을 마친 인공지능이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판단하고 답을 내놓는 과정으로, 생성형 인공지능 확산 이후 관련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커지는 분야로 꼽힌다. 인공지능 반도체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기술 경쟁이 치열해진 영역이어서, 국내 기업의 기술 자립과 공급망 확보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이미 올해 상반기에도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과 클라우드 기업 메가존클라우드에 각각 200억원 규모의 간접 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투자에 나선 것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인공지능 대전환 시기에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민간과 함께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정책금융이 반도체와 인공지능, 클라우드 같은 전략 산업의 초기 성장 자금을 더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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