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을 둘러싼 논쟁이 스테이블코인 보상과 탈중앙화금융(DeFi) 규제, 증권·상품 관할 구분에 관한 문구 공방으로 번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논설위원회가 법안의 허점을 지적하자 업계와 정책 인사들이 법안 원문을 근거로 반박에 나섰다.
WSJ 논설위원회는 ‘Clarity for Crypto, Sort Of’ 사설에서 상원에 올라온 법안을 금융시스템 위험을 줄이도록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거래소 보상 구조를 통해 이자 지급 금지를 우회할 수 있고, DeFi 네트워크가 자금세탁방지(AML)와 고객확인(KYC) 규제를 피해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쟁점의 중심에는 7월 22일 공개된 상원 수정안이 있다.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미국 상원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새 법안 문안이 상원 은행위원회와 농업위원회의 작업물을 통합했다고 밝혔다. 루미스 의원은 “미국이 디지털자산 분야를 선도하도록 하기 위한 또 하나의 단계”라고 말했다.
법안은 ‘디지털자산 시장 명확성 법(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이라는 짧은 명칭을 두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디지털자산 규제 권한을 나눠 맡는 구조가 핵심이다. 미국 의회에서 클래리티 법안 논의가 지연된 뒤에도 윤리 조항과 시장구조 조항을 둘러싼 이견은 이어졌다.
스테이블코인 보상 논란은 법안 10404조에 집중됐다. 상원 수정안은 디지털자산 서비스 제공자와 계열사를 ‘적용 대상(covered party)’으로 규정하고, 미국 고객에게 지급하는 보상이 이자부 은행예금의 이자나 수익률과 경제적·기능적으로 같으면 직접 또는 간접 지급을 금지한다. 다만 실제 활동이나 거래에 기반한 보상은 예외로 뒀다. 위반 시 재무부는 건별 최대 500만 달러(약 69억원)의 민사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DeFi 규제도 단순한 면제 여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법안은 탈중앙화금융 거래 프로토콜을 자동화된 사전 규칙에 따라 거래가 이뤄지고, 사용자 외 제3자에게 자산 보관이나 통제를 의존하지 않는 분산원장 시스템으로 정의한다. 반면 특정 개인이나 공동 통제 집단이 기능과 운영, 합의 규칙을 통제하거나 중대하게 바꿀 권한을 보유하면 ‘비탈중앙화 금융 거래 프로토콜’로 분류한다.
토큰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논쟁도 남아 있다. 법안은 토큰화 증권을 기초 증권을 나타내는 증권으로 취급한다는 원칙을 담았다.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발행·기록·이전됐다는 이유만으로 증권인 자산이 증권 지위를 잃지 않는다고도 규정했다. 토큰 자체와 투자계약, 토큰화된 기존 증권을 구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반대 측은 윤리와 소비자 보호 조항이 충분하지 않다고 맞섰다.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7월 22일 성명에서 공화당 수정안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수익을 막지 못하고 투자자와 금융시스템, 국가안보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루벤 갈레고(Ruben Gallego) 미국 상원의원실도 같은 날 공동성명에서 공직자 윤리와 소비자 보호, 불법금융, 이해상충, 시장 건전성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클래리티 법안의 윤리 조항을 둘러싸고 이어진 여야 충돌의 연장선이다.
클래리티 법안이 미국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은 스테이블코인 보상 범위와 DeFi 운영자 책임, SEC·CFTC 관할 구분을 담은 최종 문안과 상원 처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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