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원유 수출 차단이 디지털자산 제재 집행으로 확대됐다. 이란의 5월 원유 수출은 전월보다 93% 줄었고, 테더(USDT)는 이란 중앙은행 소유로 식별된 주소에서 약 4억7500만 달러(약 6788억원)를 동결했다.
유나이티드 어게인스트 뉴클리어 이란(United Against Nuclear Iran·UANI)에 따르면 이란의 2026년 5월 원유 수출은 201만 배럴, 하루 평균 6만4921배럴로 집계됐다. 물량은 4월보다 93% 줄었고 수출 추정액은 2억1900만 달러(약 3130억원)로 94% 감소했다.
UANI는 선적 시점이 아니라 선박이 미국이 선언한 봉쇄선을 넘어 걸프오만 밖으로 나간 시점을 기준으로 수출량을 계산했다. 미국 해군연구소(USNI News)는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병력이 인도양에서 이란과 연결된 무국적 선박 MT 다비나(MT Davina)를 승선 검색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봉쇄 시행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한 선박 6척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본지가 앞서 보도한 미국의 이란 항만 봉쇄 장기화에 이어 원유 수송망과 디지털자산 결제를 함께 겨냥한 제재 집행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OFAC)은 6월 2일 이란 디지털자산 거래소 노비텍스(Nobitex), 왈렉스(Wallex), 비트핀(Bitpin), 람지넥스(Ramzinex)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재무부는 노비텍스가 2025년 이란 디지털자산 유입액의 50% 이상을 처리했고, 이란 중앙은행이 리알화 방어를 위해 수억 달러 규모 스테이블코인에 접근하도록 도왔다고 밝혔다.
OFAC는 별도 FAQ에서 이란 디지털자산 거래소가 이란 금융기관의 정의에 포함된다고 명시했다. 미국 관할권 안에 있는 이들 거래소의 재산과 재산상 이익은 차단·보고 대상이 된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7월 공개한 분석에서 OFAC가 이란 중앙은행 주소로 식별한 지갑 4개가 스테이블코인 1억6500만 달러(약 2358억원)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억3100만 달러(약 1872억원)는 테더가 동결했다.
체이널리시스는 테더가 지금까지 이란 중앙은행 소유로 식별된 주소에서 동결한 금액을 약 4억7500만 달러로 추산했다. 중앙화된 스테이블코인은 국경을 넘어 이전할 수 있지만 발행사가 특정 주소의 자산을 동결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드러났다.
미국 재무부는 노비텍스 제재 발표에서 이란 관련 암호화폐 약 5억 달러(약 7145억원)가 동결되는 조치가 있었다고 밝혔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도 4월 24일 이란과 연결된 복수 지갑 제재로 3억4400만 달러(약 4916억원) 규모 암호화폐가 동결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의 디지털자산 활용 의혹을 해상 제재에도 반영하고 있다. 본지는 앞서 비트코인(BTC) 등 디지털자산 결제를 통한 제재 회피 의혹을 받는 이란 보험망이 제재 대상에 올랐다고 전했다.
노비텍스는 2025년 6월 18일 핫월렛 무단 접근으로 최소 9000만 달러(약 1286억원) 규모의 자산을 탈취당했다.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공개 기록을 토대로 피해 규모를 보도했고,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Elliptic)은 해커가 탈취 자금을 접근할 수 없는 주소로 보내 사실상 유통에서 제거했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 협상 기대는 국제유가에도 반영됐다. 마켓워치(MarketWatch)는 8월 4일 브렌트유 10월물이 배럴당 79.36달러(약 11만3405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이 75.87달러(약 10만8418원)까지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관련 제재는 스테이블코인이 우회 결제 수단인 동시에 동결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공개된 자료에서 개별 원유 거래의 디지털자산 결제 내역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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