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가상자산 시장 구조법안인 ‘CLARITY Act’ 표결을 9월로 미루면서, 홍콩과 싱가포르가 디지털 자산 허브 경쟁에서 한발 앞서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동시에 미국 현물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자금 유입이 이어졌고, 콜드카드 지갑 해킹은 ‘자가 보관’의 위험성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존 튠 미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의회가 8월 휴회 전 CLARITY Act를 표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법안 처리는 최소 9월로 밀렸다. 파이브급 디지털의 빈센트 촉 최고경영자(CEO)는 이 지연이 미국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대신, 규정이 비교적 명확한 아시아 금융 허브에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봤다.
촉 CEO는 시장 구조, 수탁, 감독 규칙이 정리되지 않으면 기관투자가들이 움직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더딘 일정에는 적응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불확실성에는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과 싱가포르가 ‘명확한 규제와 혁신이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더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번 일정 연기는 미국 가상자산 업계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상원 공화당 지도부는 민주당 반대 속에 필리버스터를 넘기기 위한 60표 확보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결국 CLARITY Act는 업계가 최우선 과제로 꼽아온 규제 틀을 당분간 제시하지 못하게 됐다.
한편 현물 비트코인(BTC) ETF는 강한 매수세를 유지했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에 따르면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 피델리티의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펀드(FBTC), 비트와이즈의 BITB, ARK 21셰어스의 ARKB 등 주요 상품에는 주말 해킹 이후 사흘 연속 자금이 유입됐고, 규모는 약 6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다만 발추나스는 ETF 유입과 지갑 해킹 사이의 직접적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이번 콜드카드 해킹은 5,200개가 넘는 지갑 주소에서 1억1600만달러 이상 규모의 비트코인이 탈취된 것으로 전해지며, 개인 키를 직접 관리하는 방식의 보안 취약점을 다시 부각했다.
바이낸스 공동창업자 자오창펑(CZ)도 중앙화 거래소가 이제는 일부 자가 보관보다 ‘통계적으로 더 안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까지 늘고 있어, 보관 방식 논쟁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결국 CLARITY Act의 지연은 미국의 정책 공백을 보여주는 동시에, 홍콩과 싱가포르 같은 경쟁 허브와 비트코인(BTC) ETF로의 자금 이동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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