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모기지 서류 기재 의혹을 근거로 리사 쿡(Lisa D. Cook)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의 해임을 다시 검토한다. 쿡 이사에게 제시된 소명 기한은 8월 26일이다.
백악관은 8월 5일 쿡 이사에게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해임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댄 스캐비노(Dan Scavino) 백악관 참모는 쿡 이사에게 26일까지 반박 의견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AP는 전했다.
이번 통보는 미국 대법원이 6월 29일 기존 해임 시도를 허용하지 않은 뒤 나온 후속 조치다. 대법원 공식 사건 기록에는 트럼프 대통령 측의 신청이 기각된 것으로 남아 있다.
다만 존 로버츠(John Roberts) 미국 대법원장은 적법한 통지와 반박 기회를 부여하면 해임을 다시 시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여지를 남겼다. 백악관의 이번 조치는 앞선 절차에서 지적된 부분을 보완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의혹은 윌리엄 펄트(William Pulte) 연방주택금융청 국장이 2025년 8월 형사 의뢰를 하면서 불거졌다. 펄트 국장은 쿡 이사가 2021년 모기지 서류에 미시간주 앤아버 주택과 조지아주 애틀랜타 콘도를 각각 주거주지로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주거주지는 실제 생활의 중심이 되는 주택을 뜻한다. 통상 모기지 심사에서는 주거주지가 두 번째 주택이나 휴가용 주택보다 낮은 금리 또는 적은 계약금을 적용받을 수 있어 해당 기재가 적절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쿡 이사 측은 의혹을 부인했다. 애브 로웰(Abbe Lowell) 쿡 이사 측 변호인은 앤아버 주택 관련 기재는 당시 사실에 부합했으며 애틀랜타 콘도 관련 표현도 사기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분리된 기재”에 가깝다고 말했다.
로웰 변호인은 애틀랜타 콘도가 다른 문서에서는 휴가용 주택이나 두 번째 주택으로 적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쿡 이사는 기소되지 않았으며, 모기지 서류 기재를 둘러싼 주장은 의혹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연준 공식 약력상 쿡 이사는 2022년 5월 23일 이사회에 처음 취임했다. 2023년 9월 13일 재취임했으며 임기는 2038년 1월 31일까지다.
장기간 보장되는 임기는 통화정책 담당자가 단기적인 정치 압력에서 벗어나 판단하도록 뒷받침하는 장치다. 연준 이사는 정당한 사유를 뜻하는 ‘포 코즈(for cause)’가 있을 때 해임할 수 있어 이번 의혹이 해당 요건을 충족하는지도 법적 쟁점이다.
의회 반응은 엇갈렸다.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미국 상원의원은 대법원 결정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시도가 불법이며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딕 더빈(Dick Durbin) 미국 상원의원도 쿡 이사 관련 조치를 정치적 목적의 형사 조사라고 지적했다. 반면 앤디 바(Andy Barr) 미국 하원의원은 2025년 8월 “연준의 독립성이 책임성 면제를 뜻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임 결정을 지지했다.
쿡 이사는 대법원 결정 뒤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의회의 명령을 수행하려면 연준의 독립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백악관이 앞서 밝힌 연준 독립성 존중 방침과 대통령의 이사 해임 권한이 충돌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시장에서는 2025년 8월 첫 해임 시도 당시 달러와 미 국채가 함께 약세를 보였다. 연준 인사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통화정책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이번 해임 재검토 이후의 직접적인 시장 수치 반응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쿡 이사는 백악관이 정한 8월 26일까지 반박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 이후 해임 여부를 둘러싼 법적 절차가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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