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브릭스(BRICS) 공동통화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9월 뉴델리 정상회의를 앞두고 단일통화 구상보다 국경 간 결제망과 현지통화 활용에 논의가 집중될지 주목된다.
피유시 고얄(Piyush Goyal) 인도 상공부 장관은 브릭스 통상장관 회의에서 “인도는 브릭스 통화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어떤 형태의 브릭스 통화 제도 도입도 지지하지 않으며 이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왓처구루(Watcher Guru)는 11일 이 발언을 전했다.
인도 뉴델리에서는 9월 12~13일 제18차 브릭스 정상회의가 열린다.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가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고얄 장관의 발언은 정상회의를 한 달가량 앞두고 나왔다. 의장국 인도가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공동통화가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다뤄질 여지는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브릭스 공동통화 구상은 2022년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이후 부상했다. 달러 중심의 국제 결제 구조에서 제재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단으로 별도 통화 구상이 거론됐다.
러시아와 중국은 양국 간 거래에서 루블과 위안화 등 현지통화 사용을 확대해 왔다. 반면 인도는 달러를 대체하는 공동통화 구상과 거리를 두면서 루피의 국제적 활용을 넓히는 방향을 택했다.
공동통화는 회원국이 하나의 통화 단위를 공유하는 구상이다. 통상 회원국 간 경제 규모와 물가, 환율, 통화정책의 차이를 조율해야 해 결제망을 연결하는 방식보다 제도적 부담이 크다.
브릭스 내부의 금융 협력이 공동통화 논의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각국의 기존 결제 시스템을 연결하고 무역에서 현지통화 사용을 늘리는 방안도 함께 다뤄져 왔다.
본지는 앞서 브릭스의 탈달러 논의가 새 공동통화보다 국경 간 결제망 구축에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5년 리우데자네이루 선언은 브릭스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에게 국경 간 결제 이니셔티브 논의를 이어가도록 주문했다.
선언에는 회원국 결제 시스템의 상호운용성을 확대하는 방안도 담겼다. 단일통화를 새로 발행하는 대신 기존 결제 인프라를 연결해 현지통화 거래를 늘리는 접근이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도 국경 간 결제 논의와 맞닿아 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통화로,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과 발행 주체와 법적 성격이 다르다.
이 같은 결제 구조 변화는 암호화폐 시장에도 간접적으로 연결된다. 비트코인(BTC)은 브릭스의 공식 결제수단이 아니지만, 국가 주도 디지털화폐와 국제 송금 인프라가 확대되면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국경 간 결제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브릭스의 움직임과 다른 방향의 흐름을 보인다. 브릭스가 현지통화 결제를 늘리더라도 민간 디지털 결제에서 달러 표시 자산의 역할이 곧바로 축소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인도의 반대 이후 브릭스 금융 협력의 구체적인 범위는 정상회의에서 드러날 예정이다. 제18차 브릭스 정상회의는 9월 12~13일 뉴델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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