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BRICS)가 단일 공동통화 대신 각국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즉시결제망을 잇는 방식으로 달러 의존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과 브라질의 결제망 연계, 아르헨티나와 중국의 통화스와프 연장이 개별 사업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은 브릭스 회원국의 CBDC를 연결해 국경 간 무역과 관광 결제를 처리하는 방안을 2026년 브릭스 정상회의 의제로 올릴 것을 인도 정부에 제안했다. 로이터는 이 제안이 의장국인 인도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구상은 회원국이 하나의 통화를 새로 발행하는 방식과 다르다. 각국이 운영하거나 시험 중인 디지털화폐와 결제 시스템의 기술 규격을 맞춰 현지통화로 거래하는 구조다.
본지는 앞서 브릭스의 탈달러 논의가 공동통화보다 국경 간 결제망 구축에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5년 리우데자네이루 선언은 브릭스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에게 국경 간 결제 이니셔티브 논의를 이어가고 회원국 결제 시스템의 상호운용성을 확대하도록 주문했다.
상호운용성은 서로 다른 결제망이나 디지털화폐가 정보를 교환하고 거래를 처리할 수 있도록 기술·법률 체계를 맞추는 것을 뜻한다. 새 통화를 도입할 때 필요한 공동 통화정책보다 제도적 부담이 작지만, 환율 산정과 자금세탁 방지, 거래 확정 기준 등을 조율해야 한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 인도는 디지털 루피, 브라질은 드렉스(Drex)를 각각 시험하고 있다. 주요 브릭스 회원국 가운데 CBDC를 완전히 상용화한 국가는 아직 없어 현재 논의는 완성된 공동 결제망보다 연결 규격과 법적 틀을 마련하는 단계에 가깝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참여했던 엠브리지(mBridge)도 여러 국가의 CBDC를 연결하는 실험이다. BIS는 엠브리지가 2024년 중반 최소기능제품(MVP) 단계에 도달했으며, 분산원장기술을 이용해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이 국경 간 결제를 처리하는 구조를 시험했다고 밝혔다.
중국 유니온페이(UnionPay)와 브라질 픽스(Pix)를 잇는 시범사업은 8월 4일 시작됐다. 중국 결제 앱 이용자가 브라질 가맹점의 QR코드를 스캔해 결제할 수 있도록 두 결제망을 연결하는 방식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보도했다.
픽스는 브라질 중앙은행이 2020년 11월 도입한 즉시결제 시스템이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는 아니지만 기존 은행 계좌를 기반으로 실시간 송금과 결제를 처리한다.
CBDC 연결과 픽스 연계는 모두 국경 간 지급 과정에서 여러 중개기관을 거치는 기존 구조를 단축하려는 시도다. 다만 각국 통화를 직접 연결하더라도 환전과 결제 최종성, 참여 금융기관의 규제 준수 문제는 별도로 해결해야 한다.
통화스와프는 결제망과 별도로 현지통화 사용을 뒷받침하는 장치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8월 5일 중국 인민은행과의 통화스와프를 5년 연장했다.
스와프 규모는 1300억 위안, 191억 달러(약 27조원)다. 국가 간 통화스와프는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를 서로 교환해 외화 유동성을 공급하는 계약으로, 공동통화를 만들지 않고도 양국 통화를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블록체인 기반 결제 토큰 구상도 거론됐다. 왓처구루(Watcher Guru)는 브릭스권 중앙은행들이 금 40%와 회원국 통화 60%로 가치를 구성하는 정산 토큰 초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토큰은 회원국의 법정통화를 대체하는 공동통화가 아니라 무역 정산 과정에서 통화 간 교환을 중개하는 수단으로 제시됐다. 다만 브릭스 정부 차원의 공식 채택 단계에 이른 구상은 아니다.
CBDC 연결과 즉시결제망 연계, 통화스와프, 정산 토큰은 운영 주체와 법적 성격이 서로 다르다. 브릭스의 달러 의존 축소 논의는 하나의 완성된 체계가 아니라 각국의 기존 금융 인프라를 연결하는 여러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검증 출처: Watcher Guru, Reuters/UOL, SCMP, BIS, LegalCla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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