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신용평가사 이건존스(Egan-Jones Ratings Company)의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정부채권 등급 분야 재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기존 등록 자격 전체를 취소한 것은 아니다.
SEC는 12일자 결정문에서 이건존스의 추가 등록 신청이 증권거래법 15E조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SEC는 신청서의 정확성과 증빙 자료의 현재성을 각각 독립된 거부 사유로 제시했다.
첫 번째 사유는 신청서에 첨부된 적격기관투자자(QIB) 인증의 내용과 실제 ABS 등급 발행 시점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인증 자료가 현재의 재무·관리 역량을 판단하기에는 지나치게 오래됐다는 점이다.
이건존스는 2007년부터 SEC에 전국공인통계평가기관(NRSRO)으로 등록돼 있다. 2008년에는 등록 범위를 ABS와 정부채권 등급 분야로 확대했다.
그러나 SEC는 2013년 이건존스가 신청서에 중대한 허위 진술을 했다고 판단해 두 분야의 등록을 취소했다. 이번 신청은 당시 등록이 취소된 분야에 다시 진입하려는 절차였다.
SEC가 문제 삼은 QIB 인증은 이건존스가 발행한 ABS 등급을 진지하게 고려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각 인증은 2019년 12월과 2020년 3월부터 이 같은 검토가 이뤄졌다는 취지였다.
반면 이건존스는 신청서에서 2020년 10월부터 ABS 등급을 지속적으로 발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 웹사이트에서도 최초 ABS 등급은 2020년 7월 이후에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SEC는 인증 내용이 실제 등급 발행 시점보다 앞선 기간을 전제로 한 만큼 신청서가 중대하게 부정확하다고 판단했다. 인증에 담긴 사실관계와 회사가 밝힌 등급 발행 이력이 시간상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료의 현재성도 문제가 됐다. SEC는 해당 인증이 2026년 1월 신청 당시 이건존스가 신용등급을 일관되게 산출할 재무·관리 자원을 갖췄는지 판단하는 데 거의 가치가 없다고 봤다.
NRSRO는 SEC에 등록된 신용평가기관을 뜻한다. 등록 기관이 새로운 증권 유형의 등급 사업을 추가하려면 법에서 정한 서류와 재무·관리 역량 관련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SEC 결정은 ABS와 정부채권 등급 분야의 추가 등록에만 적용된다. SEC의 현재 NRSRO 명단에도 이건존스는 등록 기관으로 남아 있어 기존 등록 범위의 활동은 이어갈 수 있다.
SEC는 이번 결정문에서 2022년 이건존스와 숀 이건이 이해상충 관련 규정을 위반해 합의 명령을 받은 이력도 언급했다. 다만 이번 절차는 형사사건이나 별도 제재 확정이 아니라 추가 등록 신청에 대한 행정적 거부다.
이건존스는 앞서 3월 ABS와 정부채권 등급 분야 복귀가 시장 경쟁을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숀 이건(Sean Egan) 이건존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이건존스는 내부 및 준법 절차에서 큰 진전을 이뤘고, 등급 시장의 경쟁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존스는 발행사가 평가 비용을 내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투자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모델을 내세워 왔다. 그러나 SEC는 경쟁 확대 가능성보다 제출 자료가 현재의 역량을 정확히 보여주는지를 우선해 심사했다.
블룸버그 로(Bloomberg Law)는 SEC가 이건존스의 재무·관리 자원이 신용등급의 신뢰성을 유지하기에 충분한지 의문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은 이건존스가 다른 부채 유형과 프라이빗 크레딧 분야에서는 계속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립토 시장과 직접 연결된 사안은 확인되지 않았다.
검증 출처: SEC 결정문, SEC 행정절차 파일, 이건존스 3월 입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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