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0%로 높이고, 약 30조원의 추가 대출 여력을 주거 실수요 자금에 우선 배분하기로 했다.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실제 입주와 주택 공급 과정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넓히되 투기성 대출 관리는 유지하는 방향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권과 관계기관을 소집해 ‘확대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실수요자의 차질 없는 자금지원을 위해 총력을 다해달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조정했다. 이를 통해 약 30조원의 대출 여력이 새로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위원장은 “이번에 가계대출 총량목표가 합리적으로 조정된 만큼, 확대된 금융권의 추가 자금공급 여력으로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실수요 자금이 적시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총량 조정분이 일반 대출 확대 신호가 아니라 실수요 지원 재원으로 쓰여야 한다는 뜻이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는 금융회사별 연간 대출 증가 폭을 당국이 일정 수준 안에서 관리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목표가 올라가면 금융권 전체의 취급 여력은 커지지만, 그 여력이 모든 대출 상품에 같은 비율로 풀리는 것은 아니다.
이번 조정의 무게는 두 갈래다. 실수요자 자금 공급은 넓히고, 투기적 대출 수요는 계속 관리하는 구조다.
이 위원장은 이번 대책의 핵심을 “일관된 수요관리 기조는 유지하되, 주택공급과 청년 등 실수요자 지원은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기수요는 더 확실히 관리하되, 실제로 집을 짓는 곳과 실수요자에게는 금융이 보다 원활히 공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발표한 부동산 정책 가운데 이주비 대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산정방식 개편을 이달 중 시행하기로 했다. 당국은 이주비 대출 LTV 산정 때 신축주택 가치 추산액인 종후자산평가액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앞서 본지는 이주비 대출 산정 방식 개편으로 대출 한도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집행 효과는 은행권 한도 배분, 보증상품 세부 조건, 조합별 사업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짚은 바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조치도 병행된다. 금융위는 PF 사업자 보증공급 규모와 주거사업장 보증비율 100% 확대도 이달 중 즉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금융권에 자체 정상화 펀드 내 부실사업장이 신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금융감독원과 함께 사업장별 담당자를 지정하고 이행계획을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PF 신디케이트론 확대와 보증 지원을 포함한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을 제시했다.
가계대출 흐름은 여전히 당국의 관리 대상이다.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2000억원 늘어 전월 8조3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다만 이 위원장은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과거 평균치보다 여전히 높고, 연간 총량관리 목표 기준으로도 한도 소진 속도가 다소 빠르다고 진단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거래량이 꾸준히 늘면서 가계대출 수요가 당분간 높게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권에는 창구 혼선 방지도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대출규제는 차주의 자금조달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금융권에서 규제 선상에 놓인 차주들을 현장에서 세심하게 배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회사들은 대책 시행 뒤 고객 불편과 민원에 대비해 직원 교육과 전산시스템 정비를 진행해야 한다. 이 위원장은 총량목표 조정이 “투기적 대출수요를 자극하는 신호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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