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억달러 청정에너지 자금, 감축에도 잔존 추정

| 이준한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감축 시도에도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배정된 미국 청정에너지 자금 상당 부분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은 새 예산 편성보다 이미 의회가 배정한 돈을 행정부가 어디까지 취소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느냐다.

크립토브리핑은 트럼프 행정부의 롤백에도 약 6000억 달러(약 849조원)의 청정에너지 지출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수치는 공식 예산표의 단일 항목이라기보다 여러 프로그램의 잔존 지원을 합산한 추정치로 보인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은 7월 22일 보고서에서 인프라투자일자리법(IIJA)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2022~2025회계연도 동안 환경보호청(EPA), 교통부, 내무부, 국가통신정보청에 제공한 자금이 6290억 달러(약 890조원)였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승인됐고, 약 800개 프로젝트 180억 달러(약 25조원)가 취소됐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자금도 적지 않다. GAO는 약 2500개 프로젝트 340억 달러(약 48조원)가 미결정 상태라고 밝혔다. 향후 행정 판단이나 법원 결정에 따라 최종 잔존액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IIJA는 도로, 교량, 통신, 에너지 인프라 등에 재원을 배정한 법이고 IRA는 청정에너지와 제조업 세액공제의 핵심 근거다. 두 법은 의회가 예산권한을 부여한 뒤 행정부와 각 기관이 실제 집행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정권 교체 이후에는 이미 배정된 자금의 취소 가능성과 집행 지연이 쟁점이 됐다.

미 에너지부(DOE)는 청정에너지 인프라 프로그램에서 초당적 인프라법(BIL)과 IRA를 통해 970억 달러(약 137조원) 넘는 투자가 청정에너지 인프라로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보조금과 세액공제가 줄었더라도 관련 프로그램 전체가 멈춘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반대 흐름도 뚜렷하다. Congress.gov 요약본은 H.R.1이 청정차, 주택 효율, 청정전력 관련 세액공제를 종료하거나 2027년 12월 31일 이후 풍력·태양광에 대한 청정전력 세액공제를 끝내도록 구성됐다고 적었다. 청정에너지 지원이 집행 잔액을 남긴 채 세제 혜택 축소 국면으로 들어간 셈이다.

EPA는 지난해 3월 온실가스감축기금(GGRF) 관련 200억 달러(약 28조원) 보조금을 취소하며 프로그램 무결성, 사기, 낭비, 남용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이후 AP는 트럼프 행정부가 76억 달러(약 11조원) 규모의 청정에너지 보조금 취소와 관련해 주의 정치적 성향을 근거로 삼았다고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세액공제 마감 전 수요가 몰렸다. 로이터는 태양광 개발사들이 7월 4일 마감 전에 보조금을 확보하려고 프로젝트를 앞당겼고, 레벨텐에너지가 풍력·태양광 계약가격이 40~50% 오를 수 있으며 텍사스 일부 거래는 120%까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이는 가격 상승을 단정하는 전망이라기보다 세액공제 축소가 계약 조건에 반영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다. 청정에너지 개발사는 보조금과 세액공제의 적용 여부에 따라 금융비용, 전력구매계약 가격, 착공 시점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

정책 불확실성은 제조·고용에도 연결됐다. 로이터는 7월 14일 블루그린얼라이언스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청정에너지 지원 축소가 223개 제조·청정에너지 프로젝트, 829억 달러(약 117조원) 투자, 11만1765개 일자리의 지연 또는 취소와 연결됐다고 보도했다.

법원 판단은 행정부 감축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로이터는 6월 8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이 풍력·태양광 프로젝트의 세액공제 신청을 어렵게 만든 국세청(IRS) 규정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법원은 기존 착공 인정 기준을 없앤 조치에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고 봤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미국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투자 흐름을 보는 변수다. 미국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인프라 병목이 커진 가운데, 청정에너지 보조금과 세액공제의 잔존 여부는 발전 설비, 전력구매계약, 관련 인프라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청정에너지 금융은 대규모 축소와 부분 집행이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에 놓여 있다. 6000억 달러 잔존액은 추정치이고, GAO가 제시한 미결정 프로젝트 2500개와 340억 달러의 처리 결과가 최종 집행 규모를 가를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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