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8월 휴회에 들어가면서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의 올해 처리 일정이 다시 늦춰졌다. 법안은 하원을 통과한 뒤 상원 위원회 논의까지 진행됐지만 본회의 표결 전 정치 일정과 협상 쟁점에 막혀 있다.
미 상원 공식 일정은 8월 10일부터 9월 11일까지를 'State Work Period'로 표시했다. 이 기간에는 본회의 입법 처리가 사실상 중단돼 법안 처리는 휴회 이후 일정으로 넘어가게 됐다.
상원 종결동의 명부에는 8월 8일 H.R.3633에 대한 절차 개시용 종결동의 제출이 올라와 있다. 다만 표결 결과는 아직 기재되지 않았고, 일부 보도에서 거론된 9월 15일 절차 표결 날짜도 상원 공식 자료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클래리티 법안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디지털자산 감독 권한을 나누는 시장구조 법안이다. 하원은 2025년 7월 17일 H.R.3633을 찬성 294표, 반대 134표로 통과시켰고, 이후 법안은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 단계로 넘어갔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2026년 5월 14일 H.R.3633 심사 회의를 열었다. 팀 스콧(Tim Scott) 미 상원 은행위원장은 이 법안이 디지털자산에 명확한 규칙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 논리도 뚜렷하다.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미 상원 은행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소비자, 투자자, 국가안보와 금융시스템을 위험에 빠뜨릴 친업계 암호화폐 법안을 밀어붙이는 것이 우리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측은 윤리 조항과 소비자 보호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쟁점은 △윤리 조항 △스테이블코인 보상 △탈중앙화금융(DeFi) 취급으로 좁혀졌다. 법안이 SEC와 CFTC의 권한 배분을 다루는 만큼 거래소, 토큰 발행사, 디파이 서비스가 어떤 감독 체계에 들어갈지가 핵심이다.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미 상원 디지털자산 소위원장은 7월 22일 은행위원회와 농업위원회 작업물을 합친 수정 법안 문안을 공개했다. 루미스 의원은 당시 "앞으로 몇 주가 이를 바로잡을 마지막 실제 기회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는 수정 문안을 입법 진전으로 평가했다. 서머 머싱어(Summer Mersinger) 블록체인협회(Blockchain Association) CEO는 7월 22일 성명에서 수정 문안 공개를 명확한 규칙과 소비자보호, 윤리 조항을 향한 "중대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원 통과에는 60표가 필요하다. 더블록(The Block)은 톰 틸리스(Thom Tillis)·루벤 가예고(Ruben Gallego) 상원의원이 윤리 조항 절충안을 백악관에 보냈지만, 법안이 아직 60표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예측시장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도 회의론이 우세하다. 폴리마켓의 'H.R.3633이 2026년에 법으로 서명될까' 시장은 17일 기준 '예' 확률을 19%로 반영했다. 이는 공식 입법 확률이 아니라 참여자 거래 가격에 나타난 시장 심리다.
시간표상 부담도 커졌다. 휴회가 끝난 뒤에도 본회의 시간 배정, 절차 표결, 60표 확보, 하원 재처리 여부가 차례로 남아 있다. 상원 문안이 하원 통과안과 달라질 경우 양원 조율도 필요하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법안은 단순한 미국 정치 일정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이 디지털자산 감독 권한을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글로벌 거래소의 상장·공시 기준, 스테이블코인 서비스, 디파이 규정 논의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본지가 클래리티 법안 통과 확률이 19%로 낮아졌다고 전한 뒤 확인된 공식 변화는 8월 8일 절차 개시용 종결동의 제출이다. 앞서 본지는 윤리 조항을 둘러싼 충돌이 상원 논의의 핵심 쟁점이라고 전했다.
휴회 종료일은 9월 11일이다. 법안은 이후 상원 본회의 일정 배정과 60표 확보 여부에 따라 다음 절차로 넘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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