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산불 피해를 두고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120만 달러(약 17억원)가 넘는 거래가 이뤄지면서 예측시장의 윤리와 규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크립토브리핑(Crypto Briefing)은 폴리마켓 이용자들이 2025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발생한 이턴 산불과 팰리세이즈 산불의 피해 결과를 놓고 120만 달러 이상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일부 집계에서는 거래 규모가 130만 달러(약 18억원)에 달한 것으로 제시됐다.
거래 대상은 단순한 피해 면적 전망에 그치지 않았다. 이용자들은 특정 시점까지 몇 에이커가 불탈지, 산불이 특정 지역으로 번질지, 진화율이 언제 일정 수준에 도달할지 등을 두고 포지션을 잡았다.
재난 피해가 실시간 확률과 수익 구조로 거래된 셈이다. 크립토브리핑은 해당 거래 규모가 같은 플랫폼에서 최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경기와 관련해 형성된 거래량의 약 10배였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CAL FIRE)에 따르면, 이턴 산불은 2025년 1월 7일 시작돼 1월 31일 완전 진화됐고 1만4021에이커를 태웠다. 확인된 민간인 사망자는 19명, 파괴된 구조물은 9419곳이었다.
팰리세이즈 산불도 같은 날 시작돼 같은 날 완전 진화됐다. 피해 면적은 2만3448에이커였고 확인된 민간인 사망자는 12명, 파괴된 구조물은 6845곳이었다.
논란은 정보 예측과 재난 베팅의 경계에서 커졌다. 제프 머클리(Jeff Merkley) 미국 상원의원 등 민주당 상원의원 9명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보낸 서한에서 산불 관련 예측시장 계약을 제한하거나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상원의원들은 산불 베팅이 내부자 거래와 시장 조작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익을 얻기 위해 방화를 유인할 가능성도 문제로 제기했다.
예측시장은 특정 사건의 결과를 금융계약처럼 거래하는 구조다. 이용자는 정치, 스포츠, 거시경제, 사회 이슈 등 사건의 결과를 두고 ‘예’ 또는 ‘아니오’ 형태의 포지션을 사고판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예측시장과 이벤트 계약을 미래 사건의 결과를 기초로 한 금융계약으로 본다. 참여자는 결과가 빗나갈 경우 손실 위험을 부담한다.
폴리마켓은 크립토 기반 예측시장 플랫폼이다. 사건 결과를 확률과 가격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정보 집계 기능을 주장할 수 있지만, 재난·범죄·전쟁 같은 사안에서는 거래 대상 자체가 공익과 충돌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폴리마켓은 과거에도 미국 규제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CFTC는 2022년 1월 폴리마켓 운영사 블록라타이즈(Blockratize)가 등록 없이 이벤트 기반 바이너리 옵션 계약을 제공했다며 140만 달러(약 20억원)의 민사 벌금을 부과했다.
당시 CFTC는 폴리마켓에 법령을 준수하지 않는 시장을 정리하라고 명령했다. 이후 폴리마켓은 미국 기반 이용자 접근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운영 구조를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은 예측시장이 정보를 모으는 도구인지, 재난을 수익화하는 거래장인지 묻는 사례다. 산불 피해 수치와 거래 규모는 확인됐지만, 공공안전과 금융규제의 경계에서 어떤 계약을 허용할지는 CFTC의 심사와 의회 논의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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