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서브프라임 오토론업체 트리컬러(Tricolor Holdings) 붕괴와 관련해 전직 임원 3명을 사기 혐의로 제소했다. SEC는 트리컬러가 2020년부터 2025년 9월 파산 전까지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으로 19억 달러(약 2조6866억원) 이상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SEC는 한국시간 19일 대니얼 추(Daniel Chu) 트리컬러 전 최고경영자, 제롬 콜러(Jerome Kollar) 전 최고재무책임자, 애머린 세이볼드(Ameryn Seibold) 전 재무 선임이사를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SEC는 이들이 복수의 ABS 발행과 대출기관을 상대로 수억 달러 규모의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채권을 중복 담보로 제공하는 다년간의 계획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트리컬러와 추 전 CEO, 콜러 전 CFO가 회사의 유동성 제약과 운영자금 부족을 알고도 투자자에게 회사를 재무적으로 건전한 것처럼 표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SEC는 이 같은 설명이 ABS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허위·오해 소지가 있는 진술이었다고 봤다.
쟁점은 담보 상태다. SEC는 트리컬러가 ABS 담보 풀에 들어간 대출채권이 다른 권리 부담 없이 깨끗하다고 설명했지만, 피고들이 상당수 채권이 이미 중복 담보로 제공됐거나 곧 그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SEC는 피고들이 인수기관과 투자자도 속였다고 봤다. 연체 또는 부실 대출이 정상 대출처럼 보이도록 각종 대출 지표를 조작해 유동화 풀 편입 요건을 맞춘 혐의도 제기했다.
트리컬러가 파산할 당시 ABS 발행과 관련해 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할 원금 잔액은 9억4500만 달러(약 1조3362억원)를 넘었다. 이 수치는 SEC가 이번 사건을 담보 검증과 사모 신용시장 신뢰 문제로 보는 배경 중 하나다.
ABS는 대출채권 등 자산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을 기초로 발행하는 증권이다. 서브프라임 오토론은 신용도가 낮은 차주에게 제공되는 자동차 대출을 뜻하며, 담보 자산의 실제 상태와 회수 가능성이 투자자 보호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사모 신용과 유동화 시장에서는 대출 원장, 담보 권리관계, 연체 여부가 여러 참여자를 거쳐 확인된다. 같은 채권이 여러 거래에 담보로 들어가거나 부실 대출이 정상 채권처럼 분류되면 손실은 투자자와 대출기관으로 번질 수 있다.
데이비드 우드콕(David Woodcock) SEC 집행국장은 “피고들이 허위 담보를 근거로 투자자를 속이고 사모 신용시장의 건전성을 훼손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SEC는 이번 사건을 사모 신용시장 신뢰와 직결된 사안으로 보고 있다.
SEC는 이번 소송에서 1933년 증권법과 1934년 증권거래법상 사기방지 조항 위반을 적용했다. 추 전 CEO에게는 지배자 책임을, 피고 전원에게는 방조 책임도 적용했다.
뉴욕남부연방검찰도 2025년 12월 별도 형사 사건을 공개했다. 검찰은 추 전 CEO와 데이비드 굿게임(David Goodgame) 전 최고운영책임자를 은행 사기와 전신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했고, 콜러 전 CFO와 세이볼드 전 임원은 2025년 12월 16일 사기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형사 사건의 혐의는 판결 전까지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뉴욕남부연방검찰은 당시 기소장에 담긴 혐의와 사실관계가 모두 주장 단계이며 피고인은 유죄가 입증되기 전까지 무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를 직접 다룬 소송은 아니다. 다만 비상장 자산과 대체투자 상품의 고객 자산 보호 문제가 SEC 소송으로 이어진 사례와 마찬가지로, 담보 기반 상품의 검증 절차가 투자자 보호의 핵심 변수라는 점을 보여준다.
SEC는 법원에 피고들에 대한 금지명령, 부당이득 환수와 이자, 민사제재금을 청구했다. 추 전 CEO와 콜러 전 CFO에 대해서는 임원·이사 취임 금지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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