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회계 공시, 미 회계기준위 의견수렴

| 서지우 기자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가 스테이블코인 등 일부 디지털 자산을 재무제표상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공개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안은 현금성 자산의 정의를 넓히기보다 기업이 분류 판단에 참고할 예시와 공시 항목을 보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FASB는 현금흐름표 기준인 토픽 230 안에서 특정 디지털 자산의 현금성 자산 해당 여부를 설명하는 예시와 현금성 자산 공시 확대 방안을 다루고 있다. 앞서 본지는 FASB가 일부 스테이블코인을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는 기준을 제안했다는 보도를 전한 바 있다.

핵심은 △디지털 자산이 현금성 자산 요건에 들어가는지 보여주는 예시 추가 △준비자산의 구성과 금액 공시 △발행자와 직접 맺은 즉시 현금 환매권의 성격 판단이다. 기업이 현금성 자산 회계정책을 정할 때 관련 법규 준수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FASB는 공식 프로젝트 페이지에서 모든 기업이 재무상태표가 제시되는 각 기간에 대해 중요한 현금성 자산의 분류와 관련 금액을 연간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잠정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보유한 크립토 기업뿐 아니라 현금성 자산 규모가 큰 일반 기업도 공시 범위와 분류 방식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금성 자산은 통상 단기간에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고 가치 변동 위험이 낮은 자산을 말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나 특정 자산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됐지만, 발행 구조와 준비자산, 환매 조건이 모두 같지 않아 회계상 분류가 일률적으로 정해지기 어렵다.

분류 변경은 새 기준을 채택하는 연차보고기간 초부터 수정 전향 방식으로 적용하는 구조다. 공시 변경은 채택 기간에 제시되는 가장 최근 재무상태표일부터 전향적으로 적용한다. FASB는 중간·연간 재무제표가 아직 발행되지 않았거나 발행 가능 상태가 되지 않은 기간에는 조기 적용도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 논의는 2025년 아젠다 컨설테이션과 미국 대통령 산하 디지털자산시장 워킹그룹 보고서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시작됐다. FASB는 2025년 10월 29일 이 사안을 기술 의제에 올렸고, 2026년 4월 15일 초기 심의를 마쳤다.

실무 쟁점은 회계 처리의 일관성이다. 같은 성격의 스테이블코인이라도 기업마다 현금성 자산, 단기투자, 별도 항목으로 다르게 분류하면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비교하기 어려워진다. FASB는 정의 자체를 바꾸기보다 예시와 공시를 통해 판단 기준을 맞추는 방식을 택했다.

자문기구 논의에서도 시각은 갈렸다. FASB 산하 공개시장자문위원회(PMAC)는 2026년 5월 14일 회의에서 디지털 자산, 특히 스테이블코인 분류에 대한 구체 지침 부족이 실무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봤다. 투자자 측 위원들은 추가 공시가 기업의 유동성과 위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일부 PMAC 위원은 기업이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의 이름이나 종류까지 공개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반면 그 정도 정보는 재무제표 주석 밖에서 다뤄도 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공시 확대의 범위와 위치를 두고 이해관계자별 판단이 엇갈린 셈이다.

민간기업위원회(PCC)는 2026년 6월 1~2일 회의에서 현금성 자산으로 인정되려면 저위험 자산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위원은 수정 전향 전환 방식이 비교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위원들은 공시 확대가 기업에 큰 비용 부담을 주지는 않을 수 있다고 봤다.

국내 투자자와 기업에는 스테이블코인 회계 기준이 재무제표 비교 가능성과 연결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토큰화 자산과 온체인 결제가 늘어나는 환경에서는 자산을 어떻게 보유하고, 어떤 권리로 현금화할 수 있으며, 어느 기준으로 공시하는지가 기업 가치 판단의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안은 아직 최종 기준이 아니다. FASB는 프로젝트 페이지에서 보드의 결정이 잠정적이며 최종 기준이 나오기 전까지 현재 회계처리를 바꾸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전체가 자동으로 현금성 자산이 되는 구조도 아니다.

결국 기업별 판단은 발행자와의 직접 환매권, 준비자산의 질, 관련 법규 준수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FASB의 다음 절차는 공개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기준 여부와 적용 문구를 확정하는 과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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