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DOE)가 국가중요 전력송전 회랑(NIETC) 3곳의 지정을 중단했다. 전력 병목 해소를 위한 연방 인허가·금융 도구를 붙이는 절차가 멈추면서 미국 전력망 확충 논의는 다시 지역 반발과 비용 논쟁 앞에 섰다.
미국 에너지부는 12일(현지시간) 2024년 12월 심사 단계로 넘어간 레이크이리-캐나다 회랑, 사우스웨스턴 그리드 커넥터 회랑, 트라이벌 에너지 액세스 회랑 지정을 더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송전 정책은 미국 국민에게 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부는 2023년 국가 송전 수요 연구, 공공·정부 의견, 심사 과정에서 수집한 자료를 다시 검토한 결과 3개 후보 회랑을 지정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공식 절차 페이지도 2023년 12월 시작된 4단계 지정 절차가 종료됐고, 3개 회랑은 최종 지정되지 않았다고 적었다.
NIETC는 특정 송전선 공사를 뜻하지 않는다. 송전 용량 부족이나 혼잡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지리적 구역을 에너지부가 지정하는 제도다.
회랑으로 지정되면 일정 조건에서 연방 금융 지원과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의 송전선 부지 승인 권한이 연결될 수 있다. 에너지부는 이번 결정이 Phase 2 후보 지역 안의 개별 송전 프로젝트 취소나 중단을 뜻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절차는 2023년 12월 시작됐다. 에너지부는 2024년 12월 3개 회랑을 Phase 3로 넘겼고, 이번에 최종 지정 없이 절차를 마무리했다.
당시 에너지부는 레이크이리-캐나다 회랑이 캐나다와 PJM 간 연결 및 PJM의 자원 적정성 지원과 관련된다고 설명했다. 사우스웨스턴 그리드 커넥터 회랑은 SPP와 웨스트커넥트 간 계통 연결, 트라이벌 에너지 액세스 회랑은 부족권역의 에너지·경제개발과 고압 송전 부족 해소가 목적이었다.
에너지부가 든 판단 근거는 전력망 수요가 줄었다는 뜻과는 구분된다. 에너지부는 2026년 7월 국가 송전 수요 연구 초안을 공개하며 데이터센터와 제조업 성장이 송전 수요를 키우는 요인이라고 제시했다.
한국 독자에게도 전력망은 이미 산업 인프라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본지는 앞서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송전망 부담이 커지는 흐름을 보도했다.
찬반은 갈렸다. 유틸리티다이브(Utility Dive)는 축산 생산자 단체 R-CALF USA가 회랑 입지가 독립 축산 운영을 방해하거나 방목·건초용 토지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를 들어 에너지부 결정을 환영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클린에어태스크포스(Clean Air Task Force)는 취소된 회랑이 송전 혼잡 지역 대응을 위해 선택됐다며, 혼잡은 전기요금과 신뢰도에 부담을 준다고 밝혔다. 환경방어기금(Environmental Defense Fund)도 에너지부의 2026년 7월 연구가 NIETC 지정의 금융·인허가 효용을 언급했다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
니콜 파비아(Nicole Pavia) 클린에어태스크포스 청정에너지 인프라 배치 책임자는 “목표가 저렴하고 안정적이며 안전한 전기라면 전력망에 필요한 인프라를 더 쉽게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송전망 확충 지연이 전기요금과 전력 안정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송전망 사업은 통상 전력 수요, 계통 안정성, 토지 이용, 지역 비용 부담이 맞물린다. 연방 지정은 병목 해소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토지 소유자와 지역 산업에는 부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번 사안은 암호화폐·블록체인 산업과의 직접 연결점이 공식 발표에서 확인되지 않은 전력망 정책 이슈다. 다만 전력 다소비 업종의 입지와 운영비는 송전망 확충 속도와 전기요금 구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에너지부는 향후 NIETC 지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제도 폐기가 아니라 이번 라운드에서 3개 후보 회랑을 최종 지정하지 않은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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