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주택 30억·50억 기준에 은행 자본부담 출렁

| 서도윤 기자

은행권이 고가주택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 산정 기준을 두고 자본 부담을 다시 계산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고액·고DSR, 고가주택·고LTV 주담대에 더 높은 위험가중치를 적용하기로 했지만 고가주택의 금액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연합인포맥스는 20일 한 시중은행 리스크관리 부서가 고액·고DSR과 고가주택·고LTV 주담대에 기존보다 높은 위험가중치를 적용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은행들은 고가주택 기준을 30억원, 40억원, 50억원 등으로 나눠 자본비율 영향을 따져보고 있다.

쟁점은 기준선이다. 고가주택의 법정·정책 기준은 제도마다 다르다. 종합부동산세 기준은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오를 예정이고, 대출 규제에서는 15억원과 25억원이 기준선으로 쓰인다.

은행권은 어느 선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대상 대출 잔액이 조 단위로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고가주택 기준이 낮아질수록 더 많은 주담대가 고위험 분류에 들어가고, 그만큼 위험가중자산도 늘어나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고위험 주담대 유형을 넓히고 위험가중치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공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 카드뉴스에서 고위험 주담대 유형 확대와 가계부문 시스템리스크 완충자본 도입을 2027년 1월 시행 과제로 제시했다.

금융위원회 자료에는 LTV가 규제지역 40%, 비규제지역 70%, DSR이 은행권 40%, 제2금융권 50%로 유지된다는 내용도 담겼다. 주택 공급 관련 대출을 일부 풀면서도 가계부채 관리 장치는 유지하겠다는 방향이다.

위험가중치는 은행이 보유한 자산의 위험 정도를 자본규제에 반영하는 기준이다.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면 같은 대출 잔액에도 위험가중자산이 늘고, 보통주자본비율에는 부담이 된다.

본지는 앞서 바젤Ⅲ 엔드게임 논의에서 위험가중자산 산정 방식이 은행 자본 부담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전했다. 위험가중치 조정은 완충자본처럼 요구 자본비율을 높이는 방식이 아니라 위험가중자산 자체를 키워 자본비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번 논의가 은행권에 더 민감한 이유는 기존 대출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시행된 은행권 주담대 위험가중치 최저한도 상향은 신규 대출에만 적용됐다. 반면 고위험 주담대 위험가중치 확대는 기존 잔액까지 적용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반기보고서를 근거로 두 은행의 LTV 80% 초과 주거용부동산 담보대출만 11조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과거 LTV 60~70%로 실행된 강남 3구와 용산권 주담대가 위험가중자산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은행권 우려도 같은 맥락이다.

은행권은 주주환원 여력도 함께 계산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 하락으로 외화 위험가중자산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겼지만, 고위험 주담대 위험가중치가 올라가면 그 효과가 상쇄될 수 있어서다.

연합인포맥스는 달러-원 환율이 10원 내릴 때 주요 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이 1~3bp가량 개선된다고 전했다. 은행권은 환율 하락으로 생긴 자본 여지가 규제 부담 증가분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도 함께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합인포맥스에 “환율이 만들어준 운신의 폭이 고위험 주담대 RW 상향으로 상쇄되면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계획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선이 30억원인지 50억원인지에 따라 대출 잔액, 자본비율, 주주환원 계산이 동시에 바뀐다는 뜻이다.

은행권의 자본 부담 논의는 부동산 금융 전반의 자본 배분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본지는 앞서 PF 지원 확대 과정에서도 위험가중치와 신규 여신 증가가 은행 자본 운용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금융당국은 세부 부과 기준을 은행권 협의와 자본비율 영향 분석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고가주택 기준과 LTV 구간별 적용 방식이 정해져야 은행별 자본 부담 규모도 계산될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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