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스왑집행설비(SEF)의 허용 거래 호가장 유지 의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규정 정비에 나섰다. 새 거래시장을 여는 조치라기보다 실제 사용이 거의 없던 거래 기능을 현행 규칙 체계에 맞추는 작업이다.
CFTC 시장감독국(DMO)은 2025년 7월 30일 노액션 레터 25-24에서 거래 실행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 스왑 거래에 대해 SEF가 중앙지정가호가장(CLOB)을 제공하지 않더라도 집행 조치를 권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이클 셀리그(Michael S. Selig) CFTC 의장은 2026년 3월 9일 FIA 글로벌 클리어드 마켓 콘퍼런스 연설에서 이 문제를 의견 수렴형 규칙 제정 절차로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쟁점은 CFTC 규정 37.3(a)(2)에 남아 있는 최소 거래 기능 요건이다. 이 조항은 SEF가 상장 스왑에 대해 호가장을 제공하도록 요구한다. 호가장은 시장 참가자가 복수의 매수·매도 호가를 입력하고, 다른 참가자의 호가를 보며 거래할 수 있는 전자 거래 시스템을 뜻한다.
CFTC 규정은 스왑 거래를 크게 필수 거래와 허용 거래로 나눈다. 필수 거래는 거래 실행 의무가 적용되는 스왑이고, 허용 거래는 SEF에서 자발적으로 거래할 수 있지만 같은 실행 의무가 붙지 않는 거래다. 실행 방식이 서로 다른데도 최소 기능 요건에는 호가장 제공 의무가 남아 있었다.
2020년 최종 규정도 이 구조를 유지했다. 허용 거래가 반드시 호가장이나 요청호가(RFQ) 방식으로 실행될 필요는 없지만, SEF가 갖춰야 하는 최소 기능으로 호가장 제공 의무는 남는다고 정리했다. 이번 논의는 이 지점을 손보려는 것이다.
셀리그 의장은 연설에서 10년 넘는 SEF 운영 경험상 허용 거래에서 호가장 사용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SEF가 허용 거래용 호가장을 제공하도록 강제하는 규칙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한다는 문제 제기를 받았다고 말했다. 노액션 레터로 임시 유예한 사안을 규칙 개정으로 고정하려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사안이 모든 스왑의 전자 호가장 요건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 기존 규정과 공식 발언은 거래 실행 의무가 적용되는 필수 거래와 허용 거래를 구분한다. 이번 정비 대상은 허용 거래에 남아 있는 호가장 유지 의무다.
CFTC는 2020년 패키지 거래 일부에 대해서도 호가장 예외를 둔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논의는 패키지 거래 예외와는 별도다. 패키지 거래 예외는 여러 구성요소가 묶인 거래 구조를 다룬 것이고, 이번 사안은 허용 거래 자체의 최소 기능 요건을 다룬다.
업계 해석은 엇갈린다. 칼 케네디(Carl Kennedy)는 링크드인 글에서 CFTC 직원 구제가 SEF의 자원 배분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거래에 쓰이지 않는 기능 유지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다.
법률회사 캐튼(Katten)은 해설에서 이번 조치가 기술·컴플라이언스·인력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봤다. 반면 RFQ 중심의 덜 투명한 실행 방식 의존이 굳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비용 절감과 시장 투명성 사이의 균형이 쟁점으로 남는 셈이다.
이번 사안은 CFTC가 파생상품 관계기관 이해충돌 규정 개정에 나섰던 흐름과 마찬가지로 시장 구조 규칙을 손보는 규제 정비 이슈에 가깝다. 암호화폐 현물 가격이나 특정 토큰 수요에 직접 연결되는 재료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CFTC가 스왑집행설비와 시장 구조 규칙을 손보는 흐름이라는 점에서 국내 파생상품·디지털자산 업계도 관련 규제 방향을 주시할 사안이다. 거래 인프라 규칙이 완화되면 비용 구조와 실행 방식 논쟁이 함께 따라붙을 수 있다.
현재 공식 확인된 조치는 노액션 레터와 셀리그 의장의 연설이다. 최종 규정 문안과 시행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CFTC가 규칙 제정 절차를 진행하면 의견 수렴 과정에서 SEF 운영 부담과 거래 투명성 사이의 논쟁이 다시 다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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