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이후 하원 다수당이 민주당으로 바뀌면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운용에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원은 공화당이 지키는 분점 정부가 될 경우 의료·식품 지원 삭감 복원이 예산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내용이다.
나티시스(Natixis)는 21일 보고서에서 여론조사 흐름과 과거 중간선거 사례를 근거로 민주당이 하원 선거에서 우세를 점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크리스토퍼 호지(Christopher Hodge) 나티시스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은 "여론조사의 전반적 궤적과 역사적 선례를 고려할 때,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 우세를 점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민주당의 하원 장악 가능성에는 무게를 뒀지만 상원까지 뒤집기는 쉽지 않다고 봤다. 이 경우 상·하원의 다수당이 갈리는 분점 정부 구도가 만들어진다.
분점 정부는 행정부와 의회, 또는 상·하원 권력이 한 정당에 집중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예산안, 부채한도, 정부 폐쇄 회피를 둘러싼 협상에서 행정부와 의회가 서로 양보를 요구하는 구조가 된다.
나티시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셧다운을 피하고 부채한도를 높이려면 민주당 표가 필요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로 삼아 2025년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서 시행된 의료 및 식품 지원 삭감 일부를 되돌리려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핵심은 지출 규모다. 보고서는 경기침체가 없다면 분점 정부 아래에서 대규모 지출 프로그램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봤다.
다만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기존 지출 삭감의 복원을 요구하면서 "좀 더 강한 재정적 압력"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새 지출 계획이 곧바로 대규모 경기부양으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니지만, 예산 협상 과정에서 지출 삭감 철회와 부채한도 상향, 셧다운 회피가 함께 다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나티시스는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하던 구도에서 분점 정부로 바뀐 과거 사례에서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의회 권력이 나뉘면 지출 확대와 삭감 방어가 동시에 협상 카드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부채한도는 연방정부가 빌릴 수 있는 법정 한도다. 한도 상향이 지연되면 정부 지출 집행과 국채 발행 일정이 정치 협상에 묶일 수 있어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한국 독자에게는 미국 재정 논의가 달러와 미국 국채 금리, 위험자산 심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관전 지점이다. 재정적자 확대 우려는 통상 국채 수급과 금리 경로, 달러 흐름을 함께 움직이는 재료로 다뤄진다.
다만 이번 보고서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디지털자산 가격이나 미국 암호화폐 법안 처리 방향을 직접 전망하지 않았다. 중간선거 결과가 가상자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후속 의회 구도와 정책 일정이 확인된 뒤 판단할 수 있다.
미 의회에서는 민주당의 암호화폐 법안 대응도 이미 시장 관심사로 다뤄졌다. 본지는 앞서 미 상원 민주당이 클래리티 법안의 종결 표결을 막을 계획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번 나티시스 보고서의 초점은 디지털자산 규제가 아니라 중간선거 이후 재정지출과 의회 협상 구조에 맞춰졌다. 11월 중간선거에서는 하원 전체와 상원 일부 의석이 다시 선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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