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TC, 개인별 가격 고지 의무 초안 공개했다

| 류하진 기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소비자 개인 데이터로 가격을 달리 매기면서 이를 충분히 알리지 않는 관행을 법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로 보겠다는 집행정책 초안을 공개했다.

FTC는 2026년 8월 19일 공개한 ‘개인화 가격 집행정책 초안’에서 기업이 위치정보, 검색·구매 이력, 장바구니 체류시간 등 개인 데이터를 활용해 가격을 개인별로 조정하면서 그 사실과 근거를 명확히 알리지 않으면 FTC법 5조상 불공정하거나 기만적인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FTC는 모든 개인화 가격을 전면 금지할 권한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쟁점은 가격 변동 자체가 아니다. FTC는 수요, 재고, 지역 차이에 따른 동적 가격은 별도 범주로 본다. 문제 삼은 것은 같은 상품을 같은 시점에 보면서도 특정 소비자의 지불 의사나 비교 쇼핑 가능성을 데이터로 추정해 다른 가격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FTC는 소비자가 같은 매장, 같은 시점에는 같은 가격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개인 데이터 기반 가격은 이 기대를 흔들 수 있고, 가격이 개인화됐는지와 어떤 데이터가 쓰였는지를 분명하게 알려야 한다는 취지다.

에이피(AP)는 이번 조치가 고지 없는 개인화 가격을 겨냥한 것으로, FTC가 30일간 공개 의견을 받는 단계라고 전했다. 아직 최종 규정은 아니어서 문구와 적용 범위는 의견수렴 뒤 바뀔 수 있다.

개인화 가격은 소비자의 위치, 검색 이력, 구매 패턴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별 가격을 다르게 제시하는 방식이다. 동적 가격이 재고나 수요처럼 시장 전체 조건에 따라 움직인다면, 개인화 가격은 특정 소비자에 대한 데이터 추정이 가격 결정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FTC는 2025년 1월 조사에서도 위치정보, 브라우저 기록, 장바구니 체류시간 같은 데이터가 같은 상품의 서로 다른 가격 책정에 쓰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FTC는 이런 관행이 소비자와 경쟁 구조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비자단체는 규제 방향을 대체로 환영했다.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는 FTC 접근이 의미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온라인 쇼핑 때 소비자가 매번 긴 고지를 읽어야 하는 구조로는 부족하다고 봤다. 이 단체는 기업이 고객 데이터를 이용해 가격을 개인화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도 냈다.

소매업계는 할인과 멤버십 프로그램 위축 가능성을 우려했다. 에이피는 미국소매협회(NRF)가 로열티와 리워드 프로그램이 고객에게 맞춤형 혜택과 적시 할인을 제공한다며 보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식품산업협회(FMI)는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고, 소매산업리더협회(RILA)는 소비자 개인 데이터로 가격을 올리는 방식은 고객 충성도를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 안에서도 고지 없는 가격 인상과 정상적인 할인·쿠폰 프로그램을 어디까지 구분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셈이다.

아스테크니카(Ars Technica)는 FTC의 개입이 할인 축소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소개했다. 다만 이는 규제 반대 측 우려이지 확인된 결과는 아니다. FTC 초안도 기업 이익과 소비자 후생 효과가 일률적으로 정리되지 않았다고 보고, 충분한 고지 없는 개인화 가격을 집행 대상으로 삼겠다는 취지에 무게를 뒀다.

미국 의회에도 관련 법안이 올라와 있다. 미 의회 의안정보시스템은 2025년 7월 23일 ‘AI 가격 폭리·임금 담합 방지법’이 하원에 발의돼 에너지상무위원회, 법사위원회, 교육노동위원회에 회부됐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알고리즘 의사결정 시스템을 이용한 개별 가격과 임금 책정 제한을 담고 있다.

이번 논의는 국내 전자상거래와 앱 기반 서비스에도 시사점을 준다. 맞춤형 쿠폰과 추천 가격, 멤버십 혜택이 커질수록 할인과 차별적 가격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FTC 초안은 최종 규정이 아니지만, 개인 데이터 기반 가격 책정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다른 가격을 제시했는지 공개해야 한다는 압박을 분명히 했다. 공개 의견수렴은 초안 공개 이후 30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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