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텍(Logitech)이 미국에서 관세 부담을 이유로 올린 제품값을 고객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집단소송에 직면했다. 원고 측은 로지텍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세 환급금 6100만 달러(약 851억원)를 받고도 소비자에게 환불이나 보상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SJK디벨롭먼트와 주민 알라 아와달라는 1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 산호세 지원에 로지텍을 상대로 소장을 냈다. 저스티아가 공개한 사건 기록에서 사건명은 ‘SJK Development, Inc. et al v. Logitech, Inc.’, 사건번호는 5:2026cv08570으로 확인됐다.
소장은 로지텍이 2025년 4월 미국 내 제품 포트폴리오의 51%에 대해 가격을 올렸고, 일부 제품 인상률은 최대 25%였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두 원고가 인상된 가격으로 로지텍 마우스를 샀으며 관세 명목 가격 인상분에 대한 환불, 크레딧,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쟁점은 로지텍이 정부로부터 받은 것으로 원고 측이 주장한 관세 환급금이다. 소장에는 로지텍이 대법원 판단으로 무효가 된 관세에 대해 총 6100만 달러(약 851억원)를 전액 환급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원고 측은 이 가운데 2027회계연도 1분기에 1500만 달러(약 209억원), 분기 종료 뒤 4600만 달러(약 642억원)가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가격 인상으로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넘긴 뒤 정부 환급금까지 회사가 보유하면 이중 이익이라는 논리다.
로지텍 경영진의 투자자 설명도 소장에 포함됐다. 마테오 안베르사(Matteo Anversa) 로지텍 최고재무책임자는 2026년 5월 실적 설명에서 “미국 가격 조치와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관세와 판촉비 부담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원고 측은 이 발언을 가격 인상이 관세 부담을 상쇄했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는 원고 측 주장이 법원에 제출된 상태이며, 고객 환불 의무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 소송은 단순한 가격 불만보다 넓은 관세 환급 논쟁과 맞물려 있다. 미 연방대법원은 2026년 2월 20일 IEEPA에 근거한 광범위한 관세 부과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IEEPA는 국가 비상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에게 경제 제재와 거래 제한 권한을 주는 법이다. 이번 판결 이후 이미 걷힌 관세를 기업에 돌려주는 절차가 진행되면서, 환급금이 최종 소비자에게도 돌아가야 하는지가 쟁점으로 옮겨갔다.
본지는 앞서 미국 대기업들이 대법원 판결 뒤 수십억 달러 규모의 관세 환급을 받았지만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은 회사별로 엇갈렸다는 내용을 전했다.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미 상원의원은 8월 7일 애플(Apple), 아마존(Amazon), 나이키(Nike), 타깃(Target), 월마트(Walmart) 등에 서한을 보내 환급 규모와 소비자 환원 계획을 요구했다.
소비자 기술기업을 상대로 한 유사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로지텍 사건은 마이크로소프트($MSFT), 닌텐도(Nintendo), 소니(Sony) 등을 상대로 제기된 관세 환급 소송 흐름에 추가됐다.
아스테크니카(Ars Technica)는 닌텐도가 소비자들이 구매 당시 약속된 제품을 받았고 정부 환급금을 회사가 보유하는 것이 부당하지 않다는 취지로 다퉜다고 보도했다. 같은 보도에서 로지텍은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관세 명목으로 오른 가격이 사라진 비용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반면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 결정이 관세뿐 아니라 환율, 판촉비, 공급망 비용 등 여러 요인을 반영한다는 항변이 나올 수 있다.
관세 환급이 소비자에게 자동으로 이전되는 구조는 통상 명확하지 않다. 법원이 가격 인상분과 환급금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볼지가 이번 소송의 핵심이다.
로지텍 소송에서 원고 측은 법원에 IEEPA 관세 환급금이 고객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선언적 판단을 구했다. 로지텍이 원고 측 주장에 대해 어떤 법적 대응을 할지는 법원 절차에서 확인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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