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등록된 법인 계정이 지난달 말 기준 6590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고객확인(KYC)을 마친 계정은 711개, 실제 활동 계정은 29개에 그쳤다.
연합뉴스는 23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법인 계정 현황을 보도했다. 집계에는 법집행기관, 대학교와 지정기부금 단체 등 비영리법인, 원화 계좌 발급이 안 되는 일반법인,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이전 등록 법인이 포함됐다.
거래소별 등록 계정은 빗썸 3280개, 두나무 2086개, 코빗 620개, 코인원 539개, 고팍스 65개 순이었다. 빗썸과 두나무의 등록 계정은 5366개로 전체의 81.4%를 차지했다.
빗썸은 계정 수에서 가장 앞섰지만 고객확인 완료 계정과 법인 보유 가상자산 규모에서는 두나무가 가장 컸다. 등록 계정 수와 실제 거래 준비 정도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고객확인을 거친 법인 계정은 711개로 전체의 10.8%였다. 두나무가 290개로 가장 많았고 빗썸 199개, 코빗 184개, 코인원 33개, 고팍스 5개가 뒤를 이었다.
일반법인 중 지난달 매매, 교환, 스테이킹, 가상자산 입출금 가운데 한 번 이상 활동한 계정은 29개였다. 두나무 22개, 빗썸 4개, 코빗 2개, 고팍스 1개였고 코인원은 없었다.
법인 계정의 가상자산 보유액은 약 433억7717만원이었다. 두나무를 통한 보유액이 270억7875만원으로 전체의 62.4%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빗썸 62억9732만원, 코인원 51억4678만원, 고팍스 30억8251만원, 코빗 17억7180만원 순이었다. 법인 예치금은 91억2600만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법집행기관과 비영리법인은 범죄수익, 세금, 기부금 등을 가상자산으로 확보한 경우 실명계좌를 통해 원화로 현금화할 수 있다. 일반법인은 거래소 계정 등록은 가능하지만 원화 기반 거래와 원화 입출금은 제한된다.
다만 고객확인을 마친 일반법인은 원화가 아닌 비트코인(BTC), 테더(USDT) 기반 코인 마켓 거래는 할 수 있다. 실명계좌는 원화 입출금과 원화마켓 거래를 위해 은행이 이용자 명의와 거래소 계정을 확인하는 장치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 2월 13일 보도자료에서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상반기에는 법집행기관, 비영리법인, 대학교 학교법인, 가상자산 거래소의 현금화 목적 매도 거래를 허용하고, 하반기에는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인 상장사와 전문투자자 등록법인 약 3500개사의 투자·재무 목적 매매 거래를 시범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번 집계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법인 거래 확대를 앞두고 거래소의 기존 법인 계정과 원화 잔액 현황을 점검한 흐름과 맞물린다. 법인 시장 개방은 단순 계정 수보다 실명계좌, 고객확인, 자금세탁방지, 보관 체계가 함께 정비돼야 하는 사안이다.
한 원화거래소 법인 사업 담당자는 "법인과 기관의 참여가 확대되면 커스터디, 장외거래(OTC), 스테이블코인, 결제·송금, 실물연계자산(RWA) 등 연관 산업으로 수요가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법인 거래가 열릴 경우 거래소의 수수료 시장을 넘어 보관과 대량 주문, 정산 인프라로 수요가 넓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윤성 타이거리서치 선임연구원은 "법인 참여 효과는 국내 시장이 현물 거래 중심이라는 점에서 제한될 수 있다"면서 "해외처럼 현물을 보유에 따른 가격 변동 헤지를 위해 파생상품 시장도 개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법인 참여 확대가 곧바로 시장 구조 변화로 이어지려면 위험관리 수단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인 계정은 6000개를 넘었지만 실제 거래 활동은 제한적이다. 지난달 활성화 계정 29개와 고객확인 완료 비율 10.8%가 그 차이를 보여준다. 법인 거래 확대의 실제 효과는 계정 개설 규모보다 실명계좌 허용 범위와 내부통제 기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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