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딥테크 기업의 성장 시간을 뒷받침할 초장기 펀드를 조성하고 투자형 연구개발(R&D)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긴 연구개발과 검증 기간 때문에 자금 공백이 생기기 쉬운 기술창업 분야에 장기 자본을 보강하려는 조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는 24일 제1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딥테크 창업 활성화 전략’을 심의·의결했다. 연합인포맥스는 정부가 딥테크 기업을 키우는 초장기 펀드와 투자·보육 전문회사 육성 방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딥테크는 첨단 과학·공학 기술을 바탕으로 긴 연구개발과 큰 투자가 필요한 분야를 뜻한다. 기술 장벽이 높은 만큼 초기 매출보다 연구개발, 검증, 인증, 상용화에 더 긴 시간이 드는 경우가 많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정부가 ‘모험적 인내 자본’으로 부른 장기 자금 공급 체계다. 정부는 출연·보조 중심 지원을 넘어 딥테크 기업의 성장을 위한 투자형 R&D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투자형 R&D는 연구개발 지원을 단순 보조 방식에 그치지 않고 투자 구조와 결합하는 방식이다. 기술 검증과 사업화에 시간이 걸리는 기업이 중간 단계에서 자금 공백을 겪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딥테크에 특화된 초장기 펀드도 조성한다. 첨단바이오 등 초격차 기술 분야에는 민관이 공동 출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는 방안도 포함됐다.
우수한 대학과 출연연, 민간 벤처캐피탈(VC), 액셀러레이터(AC)는 딥테크 투자·보육 전문회사로 육성된다. 기술 발굴부터 투자, 보육, 후속 성장 지원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딥테크 창업은 일반 창업보다 회수 기간이 길고 실패 가능성도 크다. 단기 회수를 전제로 한 투자 구조만으로는 연구개발과 상용화 사이의 긴 구간을 버티기 어렵다는 점이 정책 설계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본지는 앞서 8800억원 규모 초장기기술펀드가 최장 16년 운용되는 구조를 전했다. 당시 투자 대상은 기술 장벽이 높고 장기 연구개발이 필요한 초기·중기 딥테크 기업으로 제시됐다.
해당 펀드는 소형리그 3곳과 중형리그 4곳 등 모두 7개 운용사를 뽑는 구조였다. 소형리그는 각각 800억원, 중형리그는 각각 1600억원 규모 펀드를 맡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또 AI와 반도체 분야로 자금이 지나치게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AI·반도체 외 분야에 주목적 투자금의 40% 이상을 의무 투자하도록 했다. 차세대 반도체와 첨단 신약처럼 개발과 검증, 상용화에 긴 시간이 필요한 분야가 주요 대상이었다.
이번 과기장관회의에서는 ‘자율주행 AI 실증 및 상용화 로드맵’과 ‘대한민국 인공지능 윤리원칙’도 함께 심의·의결됐다. 딥테크 창업 자금, AI 실증, 윤리 원칙을 같은 회의에서 다루며 기술사업화와 활용 기반을 함께 정비한 셈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AI 경쟁의 진정한 성과는 우수한 기술 개발을 넘어 산업 현장과 국민 일상에서 활용되는 AI를 구현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기술 개발 자체보다 실제 활용과 확산을 정책 성과의 기준으로 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배 장관은 또 “혁신의 미래기술 씨앗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전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초장기 펀드 조성과 투자형 R&D 시범사업, SPC 설립을 통해 딥테크 창업 지원 체계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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