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0억달러 스테이블코인, 미 국채 구원론 흔들

| 서지우 기자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국채 수요를 보완할 수 있다는 기대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이 통과되더라도 현재 스테이블코인 규모로는 미국의 연간 국채 차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닷컴 뉴스는 24일 오후 2시30분(한국시간) 로런스 레퍼드(Lawrence Lepard) 투자 매니저·'더 빅 프린트' 저자가 클래리티 법안 통과 이후에도 스테이블코인 기반 국채 수요가 미국 부채 시장을 정상화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고 전했다.

레퍼드는 소셜미디어에서 "클래리티 법안 통과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재무부 시장을 구할 것이라는 생각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유통 중인 스테이블코인의 상당 부분이 서클과 테더가 매입한 미국 국채를 담보로 삼지만,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550억 달러(약 353조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문제 삼은 대목은 규모다. 레퍼드는 미국 재무부가 매년 8조 달러(약 1경1080조원) 이상의 부채를 차환해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이 수요의 3%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레퍼드는 "3% 보전은 많지 않다"며 "클래리티 법안 통과와 큰 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안 통과 자체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모와 준비자산 편입 속도가 관건이라는 취지다.

스테이블코인과 국채의 연결 고리는 준비자산이다. 테더(USDT) 같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현금성 자산이나 단기 미국 국채 등을 보유한다.

발행량이 늘면 발행사가 준비자산을 더 쌓아야 하고, 이 과정에서 단기 국채 수요가 늘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시장 참가자는 스테이블코인 확대가 미국 국채 수요의 새 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국채 시장 전체에서 보면 스테이블코인은 아직 작은 매수 주체다. 비트코인닷컴 뉴스는 외국인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금융위기 이후 57%에서 2025년 32%로 낮아졌다고 전했다.

해외 투자자 비중이 줄어든 상황에서 새 수요원이 필요하다는 논리는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만으로 그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반론도 같은 지점에서 나온다.

반대편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수요와 미국 국채 수요를 함께 넓힌다는 주장이 있다. 파야르 쉬르자드(Faryar Shirzad) 코인베이스($COIN) 최고정책책임자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해외의 디지털 달러 수요 증가를 미국 국채 수요로 바꾼다"고 말했다.

쉬르자드는 "수익률 곡선의 모든 지점에서 그런 수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확산되면 단기 국채뿐 아니라 더 넓은 만기 구간의 수요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클래리티 법안은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구조를 정비하는 의회 법안이다. 본지는 앞서 클래리티 법안이 상원 본회의 표결과 60표 확보를 남겨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논쟁은 법안 자체의 통과 여부보다 법안 통과 뒤 스테이블코인이 어느 정도 국채 수요를 만들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국채 수요를 일부 만들 수 있다는 점과, 그 수요가 미국 부채 시장 전체를 떠받칠 만큼 크다는 주장은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논쟁은 암호화폐 규제 뉴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이 단기 국채에 몰리면 달러 유동성과 단기금리 논의에 연결된다.

다만 이번 분석의 핵심은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2550억 달러, 미국 연간 국채 차환 수요 8조 달러 이상, 외국인 보유 비중 32%라는 규모 차이다.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 가격에 미칠 직접 영향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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