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가입자가 보유 상품을 팔지 않고 다른 사업자의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로 옮길 수 있는 방안이 추진된다. 2024년 10월 말 실물이전 서비스 도입 이후 올해 6월 말까지 이전된 퇴직연금은 15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24일 예탁결제원, 협회, 한국증권금융, 퇴직연금 사업자 등과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실물이전은 가입자가 계좌 안에서 운용하던 상품을 매도하거나 해지하지 않고 다른 퇴직연금 사업자 계좌로 옮기는 서비스다.
현재 실물이전은 확정급여형(DB), DC형, IRP 등 같은 제도 안에서만 가능하다. DC형은 DC형으로, IRP는 IRP로 옮기는 방식이다.
환매중단펀드를 보유한 계좌는 실물이전이 제한돼 왔다. 가입자가 금융사를 바꾸려 해도 해당 상품을 정리하지 못하면 계좌 이전 자체가 어려워지는 구조였다.
금감원은 DC형에서 다른 사업자의 IRP로 이전할 수 있도록 전산을 개발하기로 했다. 환매중단펀드도 이전 가능 상품에 포함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DC형은 회사가 납입한 부담금을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제도다. IRP는 퇴직급여를 이전하거나 개인이 추가 납입해 운용하는 계좌로,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DC형과 운용 구조가 비슷하다.
절차 개선도 추진된다. 금감원은 녹취 외 방식으로 비대면 의사를 확인하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녹취 절차가 이전 지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물이전 신청이 취소되거나 거절될 때는 가입자에게 사유를 상세히 안내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4년 10월 말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 도입 후 2026년 6월 말까지 이전된 금액은 15조9천억원, 건수는 약 25만건이었다. 하루 평균으로는 261억원, 409건이 이동했다.
올해 상반기 이전 금액은 6조9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3조2천억원의 두 배를 넘었다. 권역별로는 은행에서 증권으로 옮긴 금액이 5조2천억원으로 전체의 33%를 차지했다.
은행 간 이동은 4조5천억원이었다. 제도별 이전 금액은 IRP가 6조8천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DC형 4조8천억원, DB형 4조3천억원 순이었다.
금감원은 DB형은 증권사에서 은행·보험사로, DC형과 IRP는 은행·보험사에서 증권사로 이동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제도에서 증권업권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양상이 확인된 셈이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DC형과 IRP 비중이 커지고 있다. 본지는 앞서 퇴직연금 적립금이 2026년 2분기 553조9천억원으로 늘었다고 전한 바 있다.
같은 보도에서 DC형과 IRP 합산 비중은 전체의 59.5%로 제시됐다.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고르는 퇴직연금 비중이 커질수록 실물이전의 범위와 절차가 금융사 선택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
금감원은 9월까지 개선 방향을 확정하고 10월부터 전산 개발을 시작할 예정이다. 실제 적용 범위와 이전 가능 상품의 세부 기준은 후속 논의와 시스템 개발 결과에 따라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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