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버네트워크(Kyber Network)가 싱가포르통화청(MAS)의 규제나 허가를 받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식 정보 페이지에서 유지했다. 쟁점은 카이버가 규제 밖에 있다고 단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비수탁 디파이 서비스와 싱가포르의 활동 중심 규제 체계가 어디서 만나는지에 있다.
카이버네트워크는 공식 정보 페이지에서 회사와 계열사가 MAS의 규제를 받지 않으며 토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MAS 라이선스도 보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카이버스왑(KyberSwap) FAQ도 같은 취지의 문구를 담고 있다.
카이버스왑은 자사 서비스를 사용자의 자산을 보관하지 않는 비수탁 구조로 설명한다. 이용자는 플랫폼에 자금을 맡기는 대신 지갑을 연결하고 거래에 직접 서명한다. 이는 고객 자산을 예치받아 관리하는 중앙화 거래소 방식과 다르다.
비수탁 디파이는 통상 중개기관이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스마트컨트랙트와 지갑 서명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구조를 가리킨다. 다만 자산을 맡기지 않는다는 사실이 손실 회복이나 감독기관 보호를 뜻하지는 않는다.
MAS 산하 머니센스(MoneySense)는 2026년 7월 2일 갱신한 안내문에서 MAS가 디파이 애플리케이션을 라이선스하거나 규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안내문은 디파이 애플리케이션을 중개자나 서비스 제공자 없이 거래, 대출, 차입, 스테이킹, 일드파밍 등에 쓰일 수 있는 구조로 풀이했다.
머니센스는 디지털토큰이 MAS 규제 상품이 아닐 경우 손실이 발생해도 MAS가 이를 회복하도록 도울 수 없다고도 안내했다. 규제 대상인지와 투자자 보호가 보장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의미다.
싱가포르의 디지털토큰서비스제공자(DTSP) 규정도 함께 봐야 한다. MAS는 2025년 6월 6일 발표에서 2025년 6월 30일부터 싱가포르에서 해외 고객만 대상으로 디지털토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라이선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법령 자료도 해당 규정이 같은 날 시행됐다고 적고 있다.
이 규정은 단순히 법인이 싱가포르에 있는지를 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떤 주체가 어디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해당 활동이 규제 대상 서비스에 해당하는지가 판단 기준이 된다.
MAS의 결제서비스 관련 질의응답도 모든 결제 관련 서비스가 결제서비스법상 규제 대상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자금이 아니라 데이터만 처리하는 서비스는 라이선스 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취지다.
카이버의 법인 구조는 공개 자료만으로 단순하게 정리하기 어렵다. 공개 기업 레지스트리 미러에는 KYBER NETWORK PTE. LTD.가 싱가포르 법인으로 표시된다. 반면 다른 보도는 카이버의 본사 구조와 운영 거점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동남아 거점으로 나눠 설명했다.
따라서 싱가포르 법인 기록이 곧 MAS 직접 감독 대상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공개 자료만으로 최종 법적 지위를 단정하기보다, 카이버가 내세우는 비수탁 구조와 MAS의 활동별 규제 체계를 함께 봐야 한다.
이번 사안은 한국 독자에게도 의미가 있다. 국내 이용자가 디파이 서비스를 접할 때 비수탁이라는 표현은 자산을 플랫폼에 맡기지 않는 구조를 뜻하지만, 스마트컨트랙트 취약점, 피싱, 지갑 관리 실패, 시장 변동 위험까지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앞서 본지는 암호화폐 자기보관의 기준이 개인키 보유에서 지갑 구조와 복구 정보 관리로 넓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수탁 서비스에서는 거래 서명과 자산 보관 책임이 이용자에게 남는 만큼, 규제 지위와 별개로 지갑 운영과 복구 체계를 확인해야 한다.
카이버의 입장 표명은 디파이 프런트엔드와 규제 관할의 경계가 여전히 활동별로 판단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MAS의 DTSP 규정은 2025년 6월 30일부터 시행 중이며, 비수탁 디파이와 라이선스 대상 디지털토큰 서비스의 구분은 개별 서비스의 구조와 실제 활동에 따라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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