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사건 수사가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이후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으로 나뉘어 처리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장사 회계부정 사건에서 함께 검토되던 두 법의 수사 주체가 달라지면 사건 처리 과정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경제는 26일 상장사 분식회계 사건에서 자본시장법 위반은 중수청이, 외부감사법 위반은 경찰이 맡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자본시장법은 상장사의 허위 공시 전반을 다루고, 외부감사법은 회계기준을 어겨 거짓 재무제표를 작성한 기업과 감사인을 처벌하는 규정을 둔다.
분식회계 사건은 회계처리와 공시 행위가 함께 문제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검찰은 금융당국 고발로 접수한 상장사 사건을 수사할 때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을 함께 검토해 왔다.
자본시장법 적용을 받지 않는 비상장사 사건에서도 외부감사법은 수사 근거가 될 수 있다. 회계자료 작성과 외부감사 절차가 사건의 핵심이면 상장 여부와 별개로 회계기준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새 수사체계가 출범하면 같은 회계부정 사건 안에서도 법 적용에 따라 담당 기관이 나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사건의 회계자료, 공시자료, 감사보고서, 관계자 진술을 두 기관이 각각 들여다보면 중복 조사와 자료 공유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회계부정은 전문 자료 분석이 필요한 영역이다. 초기 단계에서 어느 법을 중심으로 볼지, 어느 기관이 먼저 수사할지 판단이 늦어지면 기소 준비 과정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18일 국무회의에서 중수청법 시행령, 중수청 직제, 중수청수사관 임용령 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중수청은 10월 2일 본청과 6개 지방청, 총정원 2874명 규모로 출범한다.
본청은 수사정책과 사건 지휘를 맡고, 지방청은 관할 지역의 중대범죄를 직접 수사한다. 중수청 체계가 실제 사건 배당과 기관 간 협업에서 어떻게 작동할지가 출범 초기 쟁점이 될 수 있다.
정부가 마련한 중수청 체계에는 금융범죄와 가상자산 범죄 전담 조직도 포함됐다. 본지는 앞서 중수청에 경찰·국세청·금융당국 등이 참여하는 합동수사과가 설치된다고 보도했다.
서울청에는 금융범죄합동수사과와 가상자산합동수사과가 들어서는 방안이 제시됐다. 금융범죄와 가상자산 범죄가 자금 흐름, 회계자료, 공시, 투자자 피해를 함께 다루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반영한 구조다.
법제처가 공개한 중수청법 시행령 제정 이유에는 다른 수사기관이 일정한 범죄를 인지하면 중수청장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절차와 수사심의 신청 절차가 담겼다. 다만 외부감사법 위반을 중수청 수사 범위에 포함하는 법령 보완이 이뤄지지 않으면 분식회계 사건의 처리 경로는 사건별로 갈릴 수 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수사 주체 정리는 작지 않은 문제다. 거래소, 프로젝트, 투자자문업체 관련 사건은 사기, 자본시장법, 특정금융정보법, 회계자료 검증 문제가 함께 얽힐 수 있다.
실제로 본지는 경찰이 유사투자자문업체의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법 적용이 나뉘는 사건일수록 수사기관 사이의 자료 이관과 판단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중수청은 10월 2일 시행되는 법령에 따라 출범한다. 분식회계 사건의 자본시장법·외부감사법 적용 범위를 한 기관에서 다룰지, 기관 간 협업 절차로 풀지는 추가 법령 정비와 운영 기준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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