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국 주식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판매 차단

| 서도윤 기자

일본 금융청이 일본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국 내 판매를 사실상 차단했다. 특정 종목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기초 주식 가격 형성과 시장 변동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본 금융청은 27일 ‘금융상품거래업 등에 관한 Q&A’ 개정에서 해외에서 설정된 일본 주식 대상 개별주 레버리지형 ETF를 금융상품거래업자가 취급하는 것은 “공익상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를 냈다. 금융청은 이 상품이 일본 거래소에 상장된 기초 주식의 가격 변동을 증폭시키고 일본 금융시장의 가격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일본 안에서 직접 상장되지 않은 상품이라도 해외에서 설정된 뒤 일본 증권사를 통해 외국 투자신탁 형태로 팔릴 가능성을 겨냥했다. 일본에서는 단일종목을 대상으로 한 레버리지형 ETF 상장이 허용되지 않았다.

닛케이는 한국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시장 혼란이 일본 금융청의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에서는 지난 5월 두 회사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형 ETF가 상장된 뒤 개인투자자 자금이 몰리며 주가 급등락과 거래 과열 우려가 커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주식의 하루 등락률을 배수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일반 ETF와 달리 분산투자 효과가 제한되고, 가격이 투자자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손실도 같은 배율로 커질 수 있다.

한국 금융위원회는 5월 15일 자료에서 국내 우량주식 기초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5월 27일부터 상장된다고 밝혔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해당 상품이 개별 주식 일일 수익률의 배수를 따르기 때문에 손실이 단기간에 확대될 수 있고, 국내 주식 가격제한폭을 감안하면 이론적으로 하루 최대 60% 손실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 거래가 빠르게 늘었다. 금융당국은 이후 개인 일반투자자의 신규·추가 매수 요건을 강화했다.

본지도 앞서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가 기본예탁금 강화 이후 시행 전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금융위원회도 12일 자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대금이 7월 30일 12조4000억원에서 8월 11일 7000억원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규제 방식은 두 나라가 갈렸다. 한국은 국내 상품 출시를 허용한 뒤 기본예탁금, 사전교육, 모의거래 등 투자자 보호 요건을 강화했다.

일본은 해외에서 만들어진 일본 주식 기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자국 내 유통 자체를 공익상 부적절하다고 정리했다. 같은 위험을 두고 한국은 사후 보완, 일본은 판매 차단에 가까운 방식을 택한 셈이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번 조치는 의미가 있다. 국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는 개인 일반투자자는 7월 31일부터 신규·추가 매수 때 현금 3000만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을 보유해야 한다.

8월 19일부터는 사전교육 3시간과 한국거래소 모의거래 이수 요건도 추가됐다. 종전보다 진입 문턱을 높여 고위험 상품으로 단기 매매가 몰리는 흐름을 줄이려는 조치다.

시장 구조상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 주식의 당일 수급과 변동성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특정 대형주에 거래가 집중되면 ETF 자체의 손익 문제를 넘어 현물 주식의 가격 형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금융청의 Q&A 개정은 해외 설정 상품의 일본 내 취급에 대한 감독상 판단을 밝힌 조치다.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규제가 실제 변동성 완화로 이어지는지, 일본의 판매 제한이 관련 상품 설계와 유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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