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탈리아와 영국, 국제 조직 3곳을 대테러 제재 명단에 올렸다. 제재 대상에는 미국 내 자산 동결과 미국인 거래 금지가 적용된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한국시간 27일 오티스티치 인벤타티(Autistici Inventati), 팔레스타인 액션(Palestine Action), 마사르 바딜(Masar Badil)을 행정명령 13224호에 따라 제재했다고 밝혔다. OFAC는 같은 날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을 갱신하고 마사르 바딜 연계 인물로 자이드 압둘나세르(Zaid Abdulnasser)와 라와 알사기어(Rawa Alsagheer)도 추가했다.
재무부는 오티스티치 인벤타티를 이탈리아 기반 조직으로 지목했다. 이 조직이 외부 서버 호스팅, 암호화 이메일, 채팅, 화상회의, 노블로그스(Noblogs) 관련 디지털 아키텍처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는 별도 발표에서 오티스티치/인벤타티(Autistici/Inventati)를 특별지정 글로벌 테러리스트(SDGT)로 지정했다. 기사에서는 OFAC 제재 명단 표기인 오티스티치 인벤타티를 기본 표기로 쓴다.
팔레스타인 액션은 영국 기반 단체다. 재무부는 이 단체가 2020년 7월 이후 방위 인프라와 영국 군사시설 침입, 장비 훼손 등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는 2025년 7월 팔레스타인 액션을 테러단체로 금지했다. 이번 미국 조치는 영국 내 금지 조치와 법적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마사르 바딜은 재무부 발표에서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의 전선으로 설명됐다. OFAC SDN 명단에는 사미둔 팔레스타인 수감자 연대 네트워크(Samidoun Palestinian Prisoner Solidarity Network)와 연결된 조직으로 적혔다.
공식 문서상 마사르 바딜의 연결 고리는 PFLP와 사미둔으로 나뉘어 적시됐다. 제재 근거를 하나의 관계로 단정하기보다 문서별 표기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SDN 명단 등재는 미국 제재 체계에서 강한 제한을 뜻한다. 지정 대상의 미국 내 재산과 지분은 동결되고, 미국인은 일반 또는 특별 허가가 없는 한 해당 대상과 재산·이익을 포함한 거래를 할 수 없다.
OFAC는 오티스티치 인벤타티 관련 거래를 정리할 수 있도록 대테러 일반허가 36호도 냈다. 본지도 앞서 오티스티치 인벤타티와 팔레스타인 액션, 마사르 바딜의 SDN 명단 추가를 전한 바 있다.
당사자들은 반발했다. 오티스티치/인벤타티는 공개 성명에서 자신들을 “작은 자원봉사 기술 집단”이라고 소개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조직은 디지털 자기방어 도구와 소통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칼리드 바라카트(Khaled Barakat) 마사르 바딜 집행위원은 알자지라에 제재가 자신들의 활동을 멈추게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후다 암모리(Huda Ammori) 팔레스타인 액션 공동창립자도 이번 조치가 표현의 자유와 시민권을 위협하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의 설명은 다르다. 재무부는 정치적 발언이나 헌법이 보호하는 활동은 제재 대상이 아니며, 폭력과 인프라 공격, 강압을 테러 행위로 본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대테러 제재가 디지털 인프라 제공자와 정치적 직접행동 단체에 어디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졌다. 미국 정부는 폭력과 테러 지원을 겨냥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당사자들은 표현과 정치 활동을 위축시키는 조치라고 맞서고 있다.
가상자산 직접 연계는 이번 발표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SDN 명단은 거래소와 결제사업자, 지갑 서비스가 고객과 거래 상대방을 점검할 때 쓰는 기본 자료다.
제재 명단 변경은 금융기관뿐 아니라 가상자산 사업자의 거래 차단 판단에도 연결될 수 있다. 앞서 제재 준수와 거래 차단 문제가 가상자산 플랫폼으로 번진 사례에서도 제재 대상과 연계된 거래 제한 문제가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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