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민간기업 지분 보유가 약 27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되면서 반도체와 희토류 공급망 정책이 법적 권한과 기업 지배구조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가 규제자이자 고객, 주주가 되는 구조가 기업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인텔(Intel·$INTC)은 2025년 8월 22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8-K 공시에서 미 상무부와 워런트·보통주 계약을 맺고 총 88억6980만 달러(약 12조2196억원)의 정부 자금 집행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텔은 그 대가로 최대 4억3332만3000주의 보통주와 최대 2억4051만6150주의 워런트를 미 상무부에 발행하기로 했다.
인텔은 별도 발표에서 이번 거래를 미국 정부의 9.9% 지분 투자로 설명했다. 회사는 정부가 이사회 의석이나 별도 정보권을 갖지 않는 수동적 지분이라고 밝혔다. 다만 SEC 공시에는 미 상무부가 특정 사안에서 보유 주식을 자유롭게 의결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 거래는 단순 보조금 지급과 다르다. 보조금이나 대출이 주식, 우선주, 워런트와 결합하면 정부는 자금 공급자를 넘어 기업의 이해관계자가 된다. 기업의 상업적 판단과 정부의 정책 목표가 같은 의사결정 구조 안에서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MP머티리얼스(MP Materials·$MP)도 같은 흐름 위에 있다. MP머티리얼스는 2025년 7월 10일 발표에서 미 국방부가 새 우선주 4억 달러(약 5512억원)를 매입하고 워런트까지 포함해 발행주식의 15%를 보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미 국방부가 최대 주주가 될 위치라고 설명했다.
MP머티리얼스 계약에는 10X 설비 건설, 10년 오프테이크, 가격 하한선 조건도 붙었다. 오프테이크는 생산물을 일정 기간 사들이는 장기 구매 약정이다. 가격 하한선까지 결합되면 정부 지원은 자금 조달을 넘어 생산·판매 구조에 직접 영향을 주는 장치가 된다.
제프리스(Jefferies)는 2026년 8월 10일 정책 분석 글에서 2025년 1월 이후 미국 정부가 지분 또는 준지분 구조가 포함된 37건의 거래에 약 276억 달러(약 38조328억원)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포천(Fortune)은 2026년 7월 26일 기준 약 30건, 267억 달러(약 36조7926억원) 규모로 집계했다. 카토연구소(Cato Institute)는 2026년 8월 18일 논평에서 거래 건수를 31건으로 세고 법적 권한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집계치가 다른 것은 거래 단계와 분류 기준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일부는 이미 종결된 지분 거래이고, 일부는 의향서나 조건부 구조가 섞여 있다. 따라서 이번 흐름은 단일 수치보다 약 30건, 약 270억 달러 수준의 정부 지분·준지분 정책으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시장 반응도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일부 투자자는 정부가 정치적 압박을 통해 민간기업 지분을 얻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터(Reuters)는 제임스 맥리치(James McRitchie) 개인투자자 겸 주주활동가가 “대통령이 최고경영자를 위협해 회사의 10%를 가져갈 수 있다면 나쁜 선례가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같은 보도에서 리처드 하드그리(Richard Hardegree) UBS 기술 투자은행 부회장은 일본,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도 정부 산업정책이 오래 이어졌다고 반박했다. 미국에는 낯선 구조라는 우려와 국가주도 산업정책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병존하는 셈이다.
법적 검증도 이미 진행 중이다. 인텔은 2026년 6월 27일 SEC 공시에서 한 주주가 2026년 3월 델라웨어 형평법원에 파생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소송은 인텔 이사들이 미 상무부와의 워런트·보통주 계약을 승인하면서 신인의무를 위반했고 계약이 불법이라는 주장을 담았다.
이 사건은 2026년 4월 델라웨어 연방법원으로 이관됐고, 피고 측은 2026년 5월 기각을 신청했다. 아직 법적 결론이 나온 사안은 아니다. 정부 지분 보유의 정책 효과보다 권한과 절차를 둘러싼 판단이 먼저 검증대에 오른 것이다.
MP머티리얼스의 SEC 부속문서도 비슷한 위험을 적었다. 회사는 거래의 일부가 입법부, 사법부 또는 행정부 판단에 따라 권한 없는 행위로 보이거나 무효 또는 취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파트너십과 계약에 따른 법률·규제 요구, 강화된 검증도 위험요인으로 제시했다.
한국 시장이 이 논쟁을 보는 지점은 반도체와 희토류 공급망이다. 반도체와 희토류는 인공지능(AI) 인프라, 국방 공급망, 중국 의존도 축소와 연결된다.
미국 정부 지분 보유가 산업정책의 표준 도구로 굳어질지는 법원 판단, 의회 검토, 각 계약의 세부 조건에 달려 있다. 현재 확인된 절차는 인텔 파생소송에서 피고 측이 기각을 신청했다는 점이다. 의회에서는 정부 지분 취득의 법적 근거와 시장 개입 문제를 두고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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