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크립토 자산과 이벤트 계약, 싱글스톡 전략, 고레버리지 구조를 담은 신종 상장지수펀드(ETF)의 자동 등록 경로를 검토 대상에 올렸다. 규정 개정은 아직 아니며, 공개 의견수렴 마감일은 2026년 8월 31일이다.
SEC는 6월 30일 공개한 ‘신종 ETF 의견수렴’ 문서에서 혁신적 자산군에 투자하거나 새로운 투자전략을 쓰는 ETF에 대해 시장 의견을 받겠다고 밝혔다. 투자자 보호, 공정하고 질서 있는 시장 유지, 자본 형성 촉진이 함께 검토 기준으로 제시됐다.
쟁점은 ETF가 담는 자산에 그치지 않는다. 연방관보 문서는 신종 ETF 유형으로 △크립토 자산 △원자재 중심 상품 △싱글스톡 전략 △고레버리지 △블록체인 기반 기회 △사모자산 △이벤트 계약과 이들의 조합을 열거했다. 같은 ETF라는 형식 안에 전통 지수형 상품과 다른 위험 구조가 함께 들어올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SEC가 특히 들여다보는 대목은 등록 서류의 ‘자동 발효’다. 현행 Rule 485(a)는 일정한 사후 효력 발생 수정 신고가 75일 또는 60일 뒤 자동으로 효력을 갖는 경로를 둔다. Rule 485(b)에 따른 일부 비중요 변경은 제출 즉시 자동 발효될 수 있고, Rule 497은 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빠른 변경 수단으로 쓰인다.
SEC는 신종 ETF가 이런 경로를 이용할 때 투자관리국 직원들이 법적 쟁점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있는지 질문했다. 자동 발효 기간을 연장하거나, 효력 발생을 보류하거나, SEC가 자체적으로 지연시킬 권한을 둘 필요가 있는지도 의견수렴 대상에 포함됐다.
폴 앳킨스(Paul S. Atkins) SEC 의장은 5월 20일 성명에서 이벤트 계약 ETF를 포함한 여러 신종 ETF의 효력 발생이 후행적으로 늦춰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상품은 새로운 질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자동 등록 경로를 폐쇄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빠른 출시와 사전 검토 사이의 균형을 다시 묻는 절차다.
ETF 시장의 크기도 이번 논의의 배경이다. SEC 연방관보 문서에 따르면 Rule 6c-11 도입 이후 ETF 순자산은 2019년 말 4조 달러(약 5512조원) 이상에서 2025년 말 12조 달러(약 1경6536조원) 이상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ETF 수는 약 1900개에서 46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상품 수가 늘면서 투자자는 더 많은 선택지를 얻었지만, 상품명만으로 실제 위험을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도 늘었다. ETF는 통상 유동적이고 표준화된 투자상품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신종 ETF는 내부 자산과 전략에 따라 손익 구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로이터는 SEC의 의견수렴이 레버리지, 옵션, 크립토, 예측시장 계약과 연결된 신종 ETF 상품 증가 속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댄 소티로프(Dan Sotiroff)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레버리지와 이벤트 계약 기반 ETF 신청이 이번 논의의 촉매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이 투자상품이고 무엇이 공공시장을 더 카지노처럼 만드는 것인지 질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공개 의견은 이미 엇갈렸다. 짐 후인(Jim Huynh)은 SEC 의견서에서 싱글스톡 레버리지 ETF가 일일 재설정 때문에 개인투자자에게 복리 손실, 변동성 감소 효과, 적합성 문제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닐 오스나토(Neil P. Osnato) 퍼시스턴스 애널리틱스 그룹 창립자는 다른 의견서에서 신종 ETF를 ‘상장 가능성’이 아니라 상품 내부 가정이 검증 가능한지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적었다.
업계 지지 논리는 투자자 선택과 상품 혁신에 맞춰져 있다. 반대 논리는 레버리지, 싱글스톡, 이벤트 연동 구조가 개인투자자에게 과도한 복잡성을 줄 수 있다는 데 방점이 찍힌다. SEC 공개 댓글 페이지에는 개인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의 의견, 투자회사협회(ICI) 회의 메모, 에이펙스 클리어링(Apex Clearing Corporation) 의견이 올라와 있다.
이벤트 계약 논의는 ETF 심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MEMX는 8월 24일 증권 이벤트 계약 상장·거래 규칙 제안을 SEC에 냈고, 해당 안건의 공개 의견 마감일은 9월 17일로 공지됐다. 정치·경제 사건의 결과와 연결된 상품이 거래소 규칙 논의로도 번진 셈이다.
크립토 ETF는 이번 검토 대상 중 하나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포함한 크립토 자산 기반 ETF가 신종 ETF 범주에 들어가면서, 미국 ETF 등록·상장 절차 변화는 한국 투자자의 해외 ETF 접근성과 상품 구조 논의에도 닿아 있다. 본지는 앞서 3배 비트코인 ETF와 3배 이더 ETF 상장 규칙 변경안이 SEC 심사대에 올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절차는 크립토 ETF만 겨냥한 조치가 아니다. 싱글스톡, 원자재, 사모자산, 이벤트 계약까지 포괄하는 ETF 포장 규제 논의에 가깝다. 크립토만 강조하면 SEC가 제기한 자동 발효 절차와 상품 구조 검토라는 핵심 쟁점이 좁아질 수 있다.
SEC는 8월 31일까지 접수된 의견을 바탕으로 Rule 485의 자동 발효 기간 연장, 효력 발생 보류, 자체 지연 권한, 추가 공시 필요성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MEMX의 증권 이벤트 계약 규칙 제안에는 9월 17일까지 의견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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