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승인 뒤 원유 퍼페추얼도 심사대 올랐다

| 최윤서 기자

미국 파생상품 시장에서 퍼페추얼 계약의 적용 범위가 비트코인(BTC)을 넘어 원유와 주식형 상품으로 넓어지고 있다. 만기가 없는 파생상품 구조를 미국 규제 틀 안에서 어디까지 허용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5월 29일 칼시엑스(KalshiEX)의 BTCPERP 계약을 비트코인 현물가를 추종하는 선물계약으로 승인했다. 같은 날 CFTC는 퍼페추얼 계약이 기초자산별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다른 자산군은 규정 40.3 절차로 개별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퍼페추얼 계약은 만기 없이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기존 선물처럼 만기마다 차월물로 갈아타는 절차가 없다는 점에서 암호화폐 시장에서 먼저 확산됐다. 미국에서는 이 구조를 역외 거래소가 아닌 등록 시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CFTC는 6월 12일 코인베이스($COIN)와 비트노미얼(Bitnomial)이 기존 퍼페추얼 스타일 디지털 상품 선물을 실제 디지털 상품 퍼페추얼 선물로 바꾸는 경우에 한해 노액션 조치를 부여했다. 이 조치는 6월 30일 종료되는 한시 조치였고, 만기 제거와 투자자 고지, 위험공시 등 조건을 달았다.

규제 경계는 곧바로 법정으로 갔다. CME그룹(CME Group)은 6월 18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CFTC와 미하엘 S. 셀리그(Michael S. Selig)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CME는 CFTC가 칼시의 비트코인 퍼페추얼을 선물로 승인한 것은 상품거래법과 도드-프랭크법상 분류를 잘못 적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CFTC는 9월 2일 법원에 소송 기각을 요구했다. CFTC는 CME가 구체적인 경쟁 피해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고, CME도 지정계약시장(DCM)으로서 같은 유형의 상품을 상장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법원이 아직 퍼페추얼의 법적 성격을 판단한 것은 아니다. 현재 1차 관문은 CME가 소송을 낼 자격과 피해를 입증했는지다.

이 논쟁은 원유로 번지고 있다. 로이터는 칼시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퍼페추얼 계약을 CFTC에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24시간 주 5일 거래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제출과 승인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원유는 비트코인과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CFTC는 6월 22일 물리 인도되거나 저장 가능한 에너지 상품을 기초로 한 퍼페추얼 계약과 에너지 선물의 24시간 거래에 대해 공개 의견을 받기 시작했다. 원유는 실물 인도, 저장, 가격 급변 시 시장감시 문제가 겹친다. 비트코인 현물가 추종 계약과 같은 방식으로 다루기 어렵다는 뜻이다.

코인베이스도 확장 흐름에 올라탔다. 코인베이스 파생상품 페이지는 미국 고객 대상 퍼페추얼 선물과 24시간 연중 거래를 상품군으로 소개하고 있다. 로이터는 코인베이스가 주식형 퍼페추얼 제공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 서류를 냈다고 전했다. 파랴르 쉬르자드(Faryar Shirzad) 코인베이스 최고정책책임자는 소셜미디어에서 해당 상품은 다음 단계로 CFTC 승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앞서 주식 연동 퍼페추얼을 증권선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개별 주식과 지수형 상품이 결합되면 SEC와 CFTC의 관할이 동시에 걸릴 수 있어, 상품 설계보다 분류 기준이 먼저 정리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도 미국 시장 진입 논의와 맞물려 거론된다. 블룸버그는 8월 31일 하이퍼리퀴드가 크라켄 모회사 페이워드(Payward)를 통해 미국 이용자에게 퍼페추얼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본지는 앞서 무기한계약을 선물·스왑·증권기반 스왑 중 어디에 둘지가 핵심 쟁점이라고 보도했다.

이해관계는 엇갈린다. 신규 사업자는 만기 없는 구조와 상시 거래를 등록 시장 안에서 구현하려 하고, 기존 거래소는 같은 상품이 어떤 법적 분류를 받아야 하는지 다투고 있다. 규제당국 입장에서는 암호화폐에서 시작된 거래 구조를 원유와 주식형 상품까지 같은 틀로 다룰 수 있는지가 시험대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쟁점은 단순한 해외 상품 출시가 아니다. 미국에서 퍼페추얼의 법적 성격이 정리되면 국내 거래소와 증권사의 파생상품 설계, 해외 플랫폼 접근성, 투자자 보호 장치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는 미국 내 승인과 소송 절차가 먼저다.

지금 확인된 흐름은 세 갈래다. CFTC는 비트코인 퍼페추얼을 선물로 승인했고, 기존 디지털 상품 계약의 전환에는 한시 노액션을 적용했다. 칼시는 WTI 퍼페추얼 제출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도됐고, 코인베이스는 주식형 퍼페추얼 등록 절차를 시작했다. CME의 기각 반대 의견 제출 기한은 10월 2일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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