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이 거래 경로 선택 기능을 기술 서비스 규제 제외 판단의 한 요소로 보는 지침 초안을 내놨다. 앱의 자동화 여부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운영자가 거래에 실질적인 판단을 보태는지를 살핀다는 내용이다.
FCA는 10월 21일 공개한 협의 문서 CP26/36에서 기술 서비스 제공자에 관한 해석을 제시했다. 특정 앱을 규제 대상으로 확정한 결정이 아니라, 최근 법 개정으로 마련된 제외 조항의 적용 방식을 두고 의견을 묻는 단계다.
초안은 앱 운영자가 거래 상대방, 거래소, 탈중앙화 프로토콜, 유동성 공급처 또는 거래 경로를 선택하는 행위를 재량 판단의 지표로 제시했다. 가격·유동성·속도·거래 비용 등을 평가해 경로를 정하거나 조정하는 행위도 판단 요소로 들었다.
이용자에게 최선의 거래 결과를 제공한다고 표시하는지도 살핀다. FCA는 이런 표현이 앱 운영자가 여러 대안을 비교해 선택할 책임을 맡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비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따라 의미는 달라진다.
반대로 이용자가 거래할 서비스 제공자나 프로토콜을 직접 고르고 조건을 정한 뒤 앱이 지시를 바꾸지 않고 전달하면 비재량 서비스의 징후가 될 수 있다. 거래 경로가 미리 정해진 객관적 규칙에 따라 결정되고 같은 입력에 대체로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도 고려한다.
알고리즘을 쓴다는 사실만으로 규제 제외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운영자가 미리 설정한 판단을 소프트웨어가 실행하거나, 조정한 기준으로 여러 경로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FCA는 서비스 설계와 운영 전체를 살펴 운영자가 거래에 영향을 주는 판단을 맡았는지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이 구분은 가상자산 거래를 주선하는 활동에 관한 기술 서비스 제외 조항에 적용된다. 법 개정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기술 제공자가 제3자 서비스나 탈중앙화 프로토콜에 접근하도록 돕는 경우를 제외 대상으로 뒀다. FCA는 ‘기술’, ‘자동화’, ‘소프트웨어’라는 이름이 붙은 서비스 전반에 면제를 주는 조항은 아니라고 밝혔다.
거래 경로 선택만으로 인가 필요 여부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FCA는 어느 한 요소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으며, 재량 판단이 없더라도 서비스가 거래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면 단순 기술 서비스로 보지 않을 수 있다고 적었다. 구체적인 판단에는 앱의 기능과 운영 방식, 다른 제외 요건이 함께 반영된다.
FCA가 거래 경로 선택 기능을 단순 기술 서비스로 보지 않을 수 있다고 다룬 앞선 보도에서 이번 협의의 관련 내용을 전했다. 이번 초안은 CP26/36의 기술 서비스 조항과 재량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FCA는 지침이 법률상 규제 범위를 새로 넓히거나 줄이는 규정이 아니라 개정 법률의 적용 방식에 관한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기사 기준일인 2026년 10월 24일 현재 새 규제 활동을 하려는 기존 영국 내 사업자의 인가 신청 기간이 진행 중이다. 새 영국 가상자산 규제 체계는 2027년 10월 25일 시행될 예정이며, 신청 기간은 2026년 9월 30일 시작돼 2027년 2월 28일 끝난다. FCA는 이번 초안에 대한 의견을 11월 18일까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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