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부실 금융회사를 긴급 상황에서 주말 포함 3~4일 안에 정리하는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현행 절차에서는 부실 징후 포착부터 계약이전까지 통상 약 150일이 걸린다.
금융위원회는 29일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긴급 상황에는 일부 정리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도 도입에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과 예금자보호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번 발표로 정리 절차가 즉시 바뀌는 것은 아니다.
현행 제도는 부실 우려 금융회사에 경영개선을 요구하는 적기시정조치를 내리고, 회사가 이를 이행하지 못한 뒤 정리 처분을 할 수 있는 단계적 구조다. 계약이전이나 인수 과정에서도 입찰, 사전통지, 주주총회 결의 등을 거쳐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2023년부터 관계기관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논의를 진행했고, 지난 7월 대통령 업무보고에도 제도 도입 추진 계획을 담았다. 이번 방안은 개별 금융회사의 부실이 금융시장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상은 예금보험기금의 자금 지원이 가능한 은행, 보험사, 증권사, 저축은행, 금융지주회사다.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일부 자산운용사·신탁사는 제외되며, 농·수협은행과 상호금융권에 적용할지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한다.
발동 요건은 제한적이다. 금융회사가 부실 상태이거나 부실 우려가 커야 하고, 금융위기를 초래하거나 금융시장 안정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어야 한다. 기존 조치로 위기를 막기 어려워 긴급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판단과 금융위원회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도 필요하다.
정리 수단으로는 영업정지, 임원 직무정지, 관리인 선임, 계약이전, 제3자 인수, 주식 소각·병합, 인허가 취소 등이 제시됐다. 계약이전이나 제3자 인수에는 수의계약을 허용하고, 사전통지와 의견 청취, 이사회·주주총회 결의, 채권자 이의제출, 기업결합심사 등도 생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자산과 부채를 1~2일 안에 잠정 평가한 뒤 정리 후 확정 실사를 진행한다. 주주와 채권자의 손실이 청산이나 파산 절차를 거쳤을 때보다 커지지 않도록 보전하는 방안도 담겼다. 금융위원회가 선정한 외부 전문기관이 청산을 가정한 손실을 산정하고, 실제 손실과 차액이 있으면 예금보험기금에서 보전한다.
금융위원회는 신속정리 처분 후 6개월 안에 관련 내용을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할 방침이다. 관련 법률 개정안은 11월 2일부터 12월 14일까지 입법예고한 뒤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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