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Gemini)가 온라인 기사를 실시간으로 가져와 답변에 재사용하는 행위는 일정한 경우 언론출판사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법무관 의견이 나왔다.
마치에이 슈푸나르(Maciej Szpunar) 유럽연합(EU) 사법재판소 제1법무관은 “일정한 경우 챗봇의 기사 재사용이 언론출판사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법원의 최종 판단이 아닌 비구속적 의견으로, 기사에 담긴 사실과 출판물의 구체적인 표현 형식을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의견은 헝가리 온라인 매체 운영사 라이크 컴퍼니(Like Company)와 구글 아일랜드(Google Ireland) 간 분쟁에서 나왔다. 라이크 컴퍼니는 자사 기사가 제미나이 모델 학습에 사용됐고 챗봇 답변에도 재현됐다고 주장했다.
헝가리 법원은 답변을 통한 기사 재현과 공중 제공 여부, 모델 학습 과정의 복제 여부와 텍스트·데이터 마이닝 예외 적용 등 네 가지 질문을 EU 사법재판소에 보냈다. 이 사건은 생성형 AI와 관련해 EU 사법재판소에 올라온 첫 사건이다.
제미나이가 이용하는 검색증강생성(RAG)은 사용자의 질문에 답할 때 웹 정보를 가져와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번 의견에서 다룬 쟁점은 모델이 과거에 어떤 자료를 학습했는지보다 답변을 만들면서 기사를 어떻게 가져다 썼는지에 집중됐다.
슈푸나르 제1법무관은 기사에 접근할 때 유료 장벽이나 웹 수집 제한 조치를 우회했는지 살펴야 한다고 봤다. 답변이 기사에 담긴 사실만 전하는지, 원문의 표현까지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재사용하는지도 판단 요소로 제시했다.
답변이 원문의 표현을 재현해 독자가 원문을 찾아볼 필요가 없어질 정도인지도 쟁점이다. 출판물의 사실을 전달하는 것과 기사 표현을 다시 쓰는 행위를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다.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원문의 표현이 앞서 제시된 기준에 이를 정도로 체계적으로 알아볼 수 있게 나타나면, 출판사의 공중 제공 권리가 원칙적으로 침해된다는 의견이다.
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은 이런 이용이 사업 방식에 내재했는지, 또는 이를 신뢰성 있고 효과적으로 막을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와 연결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제미나이의 침해 사실이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EU 저작권 지침 제15조는 언론출판물의 온라인 이용과 관련해 출판사에 별도의 권리를 부여한다. 보호 대상은 뉴스에 담긴 사실 자체가 아니라 출판물의 표현과 관련된 권리라는 것이 이번 의견의 설명이다.
텍스트·데이터 마이닝 예외도 조건 없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EU 지침은 적법한 접근과 권리자의 권리 유보 등에 관한 요건을 둔다.
슈푸나르 제1법무관은 모델 학습 관련 질문 두 건이 가정적이라며 부적법하다고 판단하도록 권고했다. 라이크 컴퍼니의 기사들이 제미나이 학습에 쓰였다는 증거가 없고, 모델 학습이 출판물의 ‘온라인 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슈푸나르 제1법무관은 부연 설명에서 저작물 학습이 원칙적으로 텍스트·데이터 마이닝 예외에 따라 허용될 수 있다고 봤다. 이 의견을 모든 AI 학습이 허용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는 없으며, 지침의 요건은 그대로 적용된다.
구글은 별도 정책 설명에서 웹사이트 운영자가 Google-Extended를 통해 콘텐츠가 향후 제미나이 모델 학습과 제미나이·Vertex AI 답변의 근거 자료로 사용되는 방식을 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구글의 일반 정책 설명이다.
생성형 AI 학습과 저작권을 둘러싼 분쟁은 음악 분야에서도 제기됐다. 본지는 원고가 학습 데이터의 무단 사용을 주장한 Reservoir Media Management의 앤트로픽 제소를 보도한 바 있다.
EU 사법재판소는 재판부가 이 사건 심의에 들어갔으며 판결은 추후 선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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