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 자산 시장 명확화 법안(Clarity Act)’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사업 이해충돌을 둘러싼 정치 공방으로 격화되고 있다. 트럼프가 스스로 일정한 ‘제한’을 수용했지만, 민주당은 법안이 지나치게 허술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의 암호화폐 이해충돌 규제다. 트럼프는 암호화폐 사업과 관련해 ‘행위 제한’을 받는 데 동의했으며, 이는 현직 대통령이 자신의 사업에 법적 제약을 स्वीकार한 이례적 사례로 평가된다. 백악관 측은 “민주당이 요구한 수준을 이미 반영했다”고 주장하지만, 민주당은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2025년 암호화폐 사업으로 약 14억 달러(약 2조534억 원)를 벌어들였다고 지적하며 “법안이 추가 이익을 막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해당 규정이 있어도 트럼프가 이를 ‘무시할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법안 초안에 따르면 대통령, 부통령, 의회 의원, 연방 판사 등은 재직 중 새로운 암호화폐를 발행하거나 후원할 수 없다. 그러나 과거 활동은 면책되며, ‘발행’이나 ‘후원’에 해당하지 않는 사업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지분을 보유한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같은 기존 사업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일부 자산을 직접 통제하지 않는 ‘신탁 구조’로 전환하는 등 형식적 거리두기는 요구될 가능성이 있다.
더 큰 쟁점은 ‘누가 규제를 집행하느냐’다. 현재 초안은 법 집행 권한을 미 법무부에 맡기고 있으며, 위반 시 형사 기소 없이 최대 50만 달러(약 7억3340만 원)의 벌금만 부과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민주당은 여기에 강하게 반발한다. 트럼프가 임명한 법무부가 대통령을 제대로 수사할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주(州) 법무장관에도 집행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규정 적용 기간이 2029년 초까지로 제한되고, 이후 행정부는 이전 위반 행위를 소급 적용할 수 없다는 점도 논란이다. 결과적으로 트럼프는 ‘자신이 임명한 법무부’의 감독만 받게 되는 구조다.
이 같은 갈등으로 Clarity Act는 수개월째 지연되고 있으며, 당초 목표였던 여름 휴회 전 통과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법안 통과에는 60표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확보 여부가 불투명하다.
민주당 내에서도 “법안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으며, 공화당 일부 역시 현 초안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반면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자발적으로 더 강한 투명성과 규제를 수용했다”며 정치적 공방 중단을 촉구했다.
암호화폐 업계 로비스트들은 “완벽하지 않더라도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미국은 여전히 규제 공백 상태에 머문다”고 압박하고 있다.
결국 이번 Clarity Act 논쟁은 단순한 암호화폐 규제를 넘어, 대통령의 ‘이해충돌’과 권력 견제 문제까지 겹친 정치적 시험대로 번지고 있다.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미국 암호화폐 정책의 방향성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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